“업계 판도 바꾸겠다”… 사진·영상·촬영·공유 손쉽게
“혁신 위한 혁신 없어”… 예고대로 깜짝 공개 없어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에서 갤럭시S20을 들어보이고 있다./삼성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눈에 확 띄는’ 제품혁신은 없었지만 ‘사용자 경험 혁신’에 집중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이야기다.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언팩 행사를 앞두고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언팩은 노 사장의 말처럼 ‘깜짝 혁신’보다는 사용자, 특히 사진과 영상을 통해 소통하는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S20 시리즈에 대한 반응을 한 줄로 요약하면 ‘카메라인데 스마트폰 기능이 된다’였다. 그만큼 카메라 스펙이 압도적이라는 의미다. 이미 유출된 정보에서도 밝혀졌듯 갤럭시S20 울트라는 1억800만 화소, 갤럭시S20+(플러스)와 S20은 6,400만 화소의 고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갤럭시S20 울트라는 저조도 환경에서 9개의 픽셀을 하나의 픽셀로 병합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노나 비닝’(nona-binning) 기술을 지원해 어두운 밤에도 놀라운 선명도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혁신적인 폴디드 렌즈를 적용해 10배 줌으로 촬영해도 화질 손상이 없으며 최대 100배 줌 촬영이 가능한 ‘스페이스 줌’(Space Zoom)을 지원한다. 갤럭시S20+와 S20은 광학 3배 줌, 스페이스 줌 30배를 지원한다. 

갤럭시 S20은 역대 최대 크기의 이미지 센서와 AI(인공지능)을 결합해 어떤 환경에서도 누구나 쉽게 디테일까지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자가 사진의 필요하거나 원하는 사진의 일부만 자르고 편집해도 고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영상도 전문가 수준의 활영이 가능해졌다. 이번 갤럭시 언팩도 갤럭시S20으로 생중계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S20을 소개하며 “언팩 사상 처음으로 갤럭시S20으로 행사를 생중계하고 있다”면서 중계에 사용되고 있는 S20을 꺼내 객석에 보여줬다.

실제로 갤럭시S20 시리즈는 8K 영상 촬영을 지원하고, 삼성 QLED 8K TV로도 감상할 수 있다. ‘슈퍼 스테디’(Super Steady) 모드는 기존 손 떨림 방지 뿐 아니라 회전 방지 기능과 AI 기반 모션 분석 기능을 탑재해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이 과격한 활동 중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영상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S20은 5G 표준인 단독모드를 지원해 8K 영상 스트리밍이나 업로드, 영상 통화가 가능하게 했고, 구글과 손잡고 풀HD 화질로 최대 8명과 통시에 통화할 수 있는 영상통화 서비스 구글 듀오도 탑재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 마련된 제품 체험존 모습. /삼성전자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 마련된 제품 체험존 모습. /삼성전자

삼성의 이같은 전략은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익숙한 세대들이 구매 가능 연령으로 올라오면서 사진·동영상이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도 “새로운 10년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며 “갤럭시S20은 최신 5G 이동통신과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의 AI카메라를 탑재해 사진과 동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각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전략을 취한 것은 우선 스마트폰 업계의 상황 때문이다. 스마트폰 업계는 지난해 침체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로부터는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고,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를 흥행하며 여전히 강적으로 남아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1위를 뺏기고,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웨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와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은 흥행에 성공해야만 한다.

또한 형성된 지 10년이 지난 스마트폰 업계는 새로운 혁신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 디스플레이 등의 사양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와 갤럭시Z 플립 등 폴더블폰을 연이어 내놓은 것도 폼팩터 혁신이지만,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사용자 경험의 혁신’을 내세우며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그보다 어린 Z세대를 합친 조어)가 소통의 방식으로 주요 사용하는 사진·동영상 촬영·공유·업로드 기능에 천착한 것으로 해석된다. 언팩 전 기고문에서 밝혔듯이 “업계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노 사장의 일성이 실현될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을 갤럭시S20 시리즈보다 앞서 공개했다. 전작인 갤럭시폴드는 화면을 옆으로 펼쳐 태블릿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했다면, 갤럭시Z 플립은 과거 사용하던 ‘폴더폰’과 같은 모양으로 점점 화면이 커지는 스마트폰 자체의 휴대성을 높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친숙한 사용성, 트렌디한 디자인을 통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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