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한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시지가 현실화율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신광호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 산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국토교통부가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한 가운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공시지가 현실화율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은 신광호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장이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 산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해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2일 논평을 통해 국토부가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했는데,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반영률) 65.5%라는 거짓자료를 발표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실련은 “국토부는 여러차례 불평등 공시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며 “이제는 청와대가 직접 나서 불평등 공시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지난 12일 전국 공시대상 토지 3,353만 필지 중 50만 필지를 표준지로 선정해 산출하는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했다. 공시지가는 국토부 장관이 조사·평가해 공시한 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을 말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6.33% 상승했다. 전년 전국 상승치인 9.42% 대비 3.09%p 줄어든 상승치다. 특히 전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5%로 전년 64.8% 대비 0.7%p 제고됐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서울 내 1,000억원 이상 실거래 빌딩의 시세반영률./경실련
서울 내 1,000억원 이상 실거래 빌딩의 시세반영률./경실련

이와 관련 경실련은 “국토부의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경실련 자체 조사 결과에 비해 높다”며 “정부가 부동산 부자들의 민원에 굴복해 단순 시세 변화만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서울 내 고가 실거래 빌딩에 대한 공시지가를 예로 들며 국토부의 공시지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000억원 이상에 거래된 23개 빌딩 중 공시지가 표준지는 △여의도 파이낸스타워 △서울스퀘어 △삼성SDS 타워 △스테이트타워 남산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남산센트럴타워 등 6곳이다. 경실련은 이들의 시세반영률이 평균 40.7%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실련은 공시지가 현실화율에 대한 근거 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국토부가 경실련 측에 제안한 공개토론에도 즉각 나설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2019년 거래된 고가 빌딩의 2020년 시세반영률은 40.7%, 서울시 자치구별 25개 표준지 아파트의 2020년 현실화율은 33%에 불과하며 토지 가액의 대부분이 아파트 용지와 상업지이기 때문에 정부의 현실화율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그간 지속적으로 촉구해 온 현실화율 산정기준과 관련 자료가 어떻게 공개될 것인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경실련에 제안한 공개토론에 즉각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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