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고속의 결산배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천일고속의 결산배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경영실적을 집계·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을 분배하는 ‘배당시즌’이 돌아왔다. 각 기업들의 성과 및 배당을 향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이자, 특히 ‘고배당주’ 기업들이 많은 주목을 받는 시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수년간 고배당 행보로 이목을 집중시켜왔던 천일고속이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천일고속은 고배당주의 대표주자다. 2018년엔 그 해 실적을 바탕으로 총 주당 6,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두 차례 분기배당이 각각 주당 1,000원, 결산배당이 주당 4,000원이었으며 배당금 총액은 85억6,200만원이었다. 그런데 천일고속은 2018년 2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18년의 현금배당성향은 -4,131.31%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보다 앞선 2017년엔 더욱 화끈한 배당이 이뤄졌다. 세 차례 분기배당에서 각각 주당 3,000원, 1,300원, 5,000원을 배당했고, 결산배당은 주당 6,000원이었다. 연간 1만5,300원의 배당이 이뤄진 셈이다. 총 배당금은 218억3,300만원이었다. 당시 천일고속은 보유 중이던 토지 및 건물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는데, 이 중 상당부분이 배당으로 향했다.

이밖에도 천일고속은 2016년 총 114억1,600만원을 배당하며 456.81%의 현금배당성향을 기록했고, 2015년엔 총 85억6,200만원을 배당하며 185.02%의 현금배당성향을 남겼다.

일반적으로 배당은 그해 거둔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아울러 현금 등 자산이 쌓일 경우 주주환원 차원에서 간헐적인 추가 배당이 이뤄지기도 한다. 반면, 천일고속은 지난 4년간 줄곧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총 503억7,300만원을 배당했다. 배당을 하지 않는 해가 더 많았고, 하더라도 총 5억원대 수준이었던 2015년 이전의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여기엔 나름의 사정이 있다. 천일고속은 창업주인 고(故) 박남수 명예회장은 2015년 4월 차명으로 보유 중이던 지분을 실명전환하고, 이를 3세 경영을 이어가고 있던 두 손자에게 증여한 바 있다. 그런데 그 규모가 무려 68.77%, 당시 주가 기준으로 약 6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 3세인 박도현 대표이사와 박주현 부사장은 막대한 증여세 부담을 떠안게 됐다. 천일고속의 고배당 행보가 시작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배당금 대부분은 두 형제에게 돌아갔다. 박도현 대표이사가 44.97%, 박주현 부사장이 37.24%의 지분을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보 속에 발표가 임박한 지난해 결산배당 규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018년 적자를 기록했던 천일고속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다. 5억6,000만원의 영업이익과 7억2,2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천일고속은 지난해 이미 세 차례 분기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모두 주당 1,000원씩이었고, 총액은 42억8,100만원이었다. 벌써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6배 가까이를 배당한 셈이다.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갔던 만큼 올해 결산배당도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배당 여력이 고갈되고 오너일가의 증여세 충당이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변화가 감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조만간 발표될 천일고속의 결산배당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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