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27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270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오는 24일 사퇴하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3당 통합신당을 이끌 차기 대표 물색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는 전날(20일) 국회 집무실에서 채이배 의원을 만나 “대표 직을 맡아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했으나 채 의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외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신당이 24일 깃발을 올리는 만큼, 손 대표는 최소 23일까지 차기 대표를 지명해야 한다.

20일 작성된 3당 합당 합의문에는 “3당의 현 대표는 모두 사퇴하고, 각 당 대표가 1인씩 추천하는 3인으로 공동대표를 선출한다. 이 중 바른미래당이 추천하는 공동대표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합당 대표로 등록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손 대표가 차기 대표로 지명하는 인사는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전까지 신당을 이끌게 된다.

손 대표는 미래세대와 통합 및 신당을 이끌 차기 대표로 채 의원을 점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에서도 채 의원이 적임자로 거론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채 의원에 대해 “젊고 유능한 정치인”이라며 “신당의 새 얼굴로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손 대표에게 ‘통합당 대표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나온 말이 아니니 노코멘트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 역시 통화에서 “그런(채 의원에게 대표 직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기자들에게 말할 게 못 된다”면서도 “24일에는 (차기 대표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채 의원이 선뜻 손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바른미래당이 수시로 접촉해왔던 시대전환(청년 정치단체)과의 통합문제가 이견으로 결렬된 것과 관련이 있다.

손 대표는 앞서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느 특정 조직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접촉해왔고, 통합을 준비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그 조직이 지나친 요구를 해 통합 작업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손 대표가 언급한 ‘특정 조직’은 시대전환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은 바른미래당에 공동대표직을 비롯한 당 지도부 절반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채 의원은 “시대전환 같은 미래세대가 정치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적극 도와주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대전환이 당에 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손 대표가 (통합)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건 끝났다”고 했다.

채 의원은 향후 진로에 대해 “여러 거취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서 ‘다시 통합당 대표 제안이 오면 받아들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답하기) 조금 아닌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통합신당 소속 활동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했다.

손 대표가 지목할 차기 대표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궁금증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적어도 외부 인사는 아니지 않겠느냐”면서 “내부 인사라 해도 채 의원이 아니라면 뚜렷하게 떠오르는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급으로 호남계 중진 의원들이 있긴 하지만, '지역정당으로 회귀를 경계한다'는 손 대표의 발언을 감안하면 아예 새로운 인물이 지목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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