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서 학생 접촉이 따르는 학습지 업계가 대응 마련으로 분주하다. 사진은 27일 성동구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왕십리 일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서 학생 접촉이 따르는 학습지 업계가 대응 마련으로 분주하다. 사진은 27일 성동구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 왕십리 일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출산율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학습지 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중고에 빠졌다. 가정 내 방문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응책 마련과 함께 퇴회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방문 꺼리는 회원들… 학습지 업계 ‘이중고’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을 보이지 않으면서 학습지 업계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교육 방식의 특성상 학생과의 접촉이 필연적이다 보니 학습지 교사들의 가정 방문을 꺼리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대신 교재만 전달하고 수업 관리는 다음으로 미뤄 보충수업을 하는 방식 등으로 대안을 택하고 있다.

한 학습지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수업 관리를 연기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방문을 하더라도 교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바로 손을 씻어 회원과 교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습지 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 건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와 출산율이 동반 감소하면서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학습지 시장 최대 고객층인 초등학생수는 2011년 313만명에서 지난해 274만명으로 줄었다.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과 지난해(0.92명) 2년 연속으로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 회원 붙잡기 사활… 교사는 수입 급감 우려

이로 인해 2000년대 연간 4조원에 육박했던 국내 학습지시장은 2조5,000억원대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파는 학습지 업계에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학습지 시장 선두업체들의 고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빅4’ 중 한 곳인 교원구몬은 2018년 영업익(547억원)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재능교육은 동 기간 매출이 7% 줄었다. 웅진씽크빅 지난해 영업익(217억원)이 1년 전 보다 36% 빠졌다. 다만 AI수학 등 에듀테크 서비스에 힘입어 전체 매출은 소폭 증가했다.

학습지 교사들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학습지 본사에서 회원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회비를 불출 조정하기로 하면서 수입이 급감할 지경에 몰려있다. 현재 본사가 퇴회 방지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2~3주간 회비를 면제해 주기로 나선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한 달 회비의 50%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교사들은 당분간 평소 수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을 얻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난숙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지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2월 들어 급증하면서 수업을 중단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본사의 회비 불출로 인해 나머지 2주분은 교사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라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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