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재 해제 우선, 언제 풀릴지 몰라 운수권배분 어려워”
진에어 제재 내용에 ‘운수권 배분’ 미포함… 국토부, 제재 내용 확대해석
티웨이항공, 중장거리 노선 항공기 없는데 인천∼시드니 노선 확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2020년 정기 항공운수권 배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항공운수권 배분에는 진에어도 신청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장거리 노선 1개 정도는 확보가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국토부는 진에어에게 단 하나의 운수권도 배분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국토부 항공운수권 배분 결과에 따르면 국토부는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한국~파리, 한국~호주 증대 운수권과 기타 정부 보유 운수권 등 총 21개 노선을 7개 국적 항공사에 배분했다. 하지만 진에어는 이번에도 운수권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2월과 5월 진행된 몽골·싱가포르 및 중국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된 것에 이어 2년 연속 단 하나의 하늘길도 넓히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가 수차례 반복되는 이유는 국토부가 진에어 제재를 임의로 확대 해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가 진에어에게 가한 제재에는 ‘운수권 배분’과 관련한 내용이 전무하다. 진에어 제재 내용은 △신규노선 허가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 불가 △부정기편 운항 허가제한 등 3가지다.
그러나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지 않아 운수권을 줄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재 내용 중 ‘신규노선 허가제한’=‘운수권 확보’로 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토부 국제항공과 운수권 배분 담당자는 이번에 진에어가 단 하나의 운수권도 배분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아직 제재가 해제 되지 않아 운수권을 주더라도 비행이 불가능하다”며 “비행이 불가능한 항공사에 운수권을 배분하는 것은 다른 항공사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진에어가 신규 노선 취항에 대해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운수권을 주더라도 언제 비행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정기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했다는 얘기다.
국토부의 이러한 설명과는 다르게 당장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 할 수 없는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 노선과 인천∼비슈케크 노선 운수권을 신규로 배분받았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보잉737-800NG 기재를 28대 단일기재를 운용 중인데, 상반기 내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할 수 있는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것을 전제로 둔 것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의 해명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로 비쳐질 수 있다”며 “항공운수권은 배분 받은 후 이용하지 않는다면 내년에 반납을 하면 되는 것인데, 진에어에게 이번에도 운수권을 배분하지 않은 조치는 너무 과하게 보여 또 한 번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진에어가 국토부 제재에서 벗어나고 법적인 대응을 한다면 일부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항공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9개) △아시아나항공(6개) △제주항공(1개) △티웨이항공(7개) △에어부산(1개) △플라이강원(1개) △에어인천(1개) 등 7개 항공사이며, 이 외 진에어와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은 단 1개 노선도 받지 못했다.
관련기사
- [코로나19 위기] LCC 사장단 “‘조건 없는’ 긴급 금융지원 절실”
- [항공운수권 배분①] 최대승자, 티웨이항공… 인천∼시드니·키르키즈스탄 직항 뜬다
- 진에어, ‘국토부 제재’ 후폭풍 언제까지?
- LCC 살리기 나선 정부, 진에어는 ‘예외?’
- 적자 면치 못한 진에어… 짙어지는 먹구름
- 中 항공편 대폭 줄인 항공업계, 대체 노선 확보 가능할까?
- [희비 엇갈린 LCC] 티웨이항공 ‘웃고’, 진에어 ‘울고’
- 진에어, ‘비상(飛上)’ 위해 정관 변경까지… 제재 해제 언제쯤
- [역대급 불황 항공업계②] 2월 여객수 44%↓… 진에어 감소폭 가장 커
- 제재 해제 절실한 진에어, ‘경영 문화 개선’ 카드 통할까
- 진에어, 20개월 만에 국토부 제재 풀려… 코로나 위기에 ‘숨통’
- 덩치 키우는 제주항공, 나홀로 비상(飛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