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정식 개장한 갤러리아 광교 전경. 당초 지난달 28일 오픈이 예정됐던 갤러리아 광교는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서 사흘 뒤로 개장을 미뤘다. / 한화갤러리아
2일 정식 개장한 갤러리아 광교 전경. 당초 지난달 28일 오픈이 예정됐던 갤러리아 광교는 코로나19 피해가 확산되면서 사흘 뒤로 개장을 미뤘다. / 한화갤러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갤러리아 백화점 사업의 핵심 동력이 될 ‘갤러리아 광교’가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회사 측은 중세 유럽의 부흥을 이끈 네덜란드의 예술 감각이 집약된 갤러리아 광교가 침체에 빠진 오프라인 유통가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63% 신규 브랜드, ‘빛 관통’ 백화점 관행 깨

한화갤러리아의 5번째 점포(명품관‧타임월드‧센터시티‧진주점)가 될 갤러리아 광교가 우여곡절을 이겨내고 2일 정식 개장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지난달 28일 오픈을 앞두고 있던 갤러리아 광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개장일을 사흘 연기했다. 이에 앞서 1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점포를 언론에 선 공개 하려던 계획도 심사숙고 끝에 취소했다.

갤러리아 광교는 규모상 확장이 드문 백화점 업계에서의 신규 출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갤러리아 광교는 한화갤러리아에게 있어서 10년 만의 출점일 뿐 아니라, 업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대구 신세계 후 4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점포다. 지난달 폐점한 수원점을 이전시켜 재개장시키는 성격을 띄고 있지만, 외형은 물론 고객 유입을 좌우할 매장 구성에도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 광교점은 지난해 면세점에서 손을 떼며 백화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선 외형적인 면에서 기존 백화점 건물이 가진 ‘상식’을 깨는 과감함을 보였다. 백화점은 ‘3무(無) 마케팅’으로 유명하다. 고객을 쇼핑에 집중시키기 위해 창문과 시계 그리고 1층에 화장실을 마련해 두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관행을 깨고 갤러리아 광교는 건물 외관에 창문을 설치했다. 1,451장의 삼각형 유리로 만들어진 유리통로 ‘갤러리아 루프’가 전 층을 휘감고 있다. 퇴적층에 보석이 박혀있는 형상을 띄어 럭셔리에 특화된 갤러리아만의 정체성을 말해 준다.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창문을 마련했다는 갤러리아의 자부심은 점포 콘셉트인 ‘Lights in your life(당신 삶의 빛)에서도 드러난다.

◇ 수원‧용인‧분당… 지역 유통 오프라인 ‘긴장’

매장 구성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존 수원점에서 이전한 160여 브랜드에 280여 브랜드를 새롭게 추가했다. 전체의 63% 가량이 신규 브랜드로 채워진 셈이다. ‘구찌’ ‘펜디’ ‘발렌시아가’ 등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명품을 입점 시켜 수원 등 경기 남부 지역 명품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경기권 최상위 명품 라인업 구축’은 희망사항이 아닌 실무 작업에 기반 한 ‘구체적 사실’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영업면적은 7만 3,000㎡로 운영 점포 중 최대를 자랑한다.

또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에는 서울 명품관에서처럼 전자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수원점과 다르게 주문 후 음식을 직접 고객 테이블까지 가져다준다. 이외에도 1층의 향수전문점 ‘메종드퍼퓸’, 5층 남성복 ‘멘즈라운지’ 등 기존 수원점에는 없던 특화 매장들이 들어선다. 6~ 8층 복층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토어’와 LG전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용관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가전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한화갤러리아가 10년 만에 새롭게 출점한 광교점은 업계 관행을 깨고 외관에 유리통로(갤러리아 루프)를 설치했다. /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가 10년 만에 새롭게 출점한 광교점은 업계 관행을 깨고 외관에 유리통로(갤러리아 루프)를 설치했다. / 한화갤러리아

무엇보다 갤러리아 광교는 네덜란드와 각별한 인연을 갖는다. 건물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의 ‘OMA’ 건축사무소에서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했다. 오픈 마케팅의 일환으로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함께 ‘더치퍼레이드’ 캠페인을 이달 23일까지 진행한다. 갤러리아 광교 곳곳에 여섯 명의 네덜란드 아티스트 작품, 네덜란드 브랜드 상품 셀렉션, 네덜란드 대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작품을 프린팅 한 대형 월데코 등을 선보인다.

갤러리아 광교가 들어서면서 경기 남부 지역 유통가에 새 바람을 넣고 있다. 동일 권역권에 롯데몰 수원과 AK수원타운이 들어서 있고, 인근 용인에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AK&기흥이 자리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현대백화점 판교가 위용을 갖추고 있다. 온라인 공세와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면서 다소 침체된 경기 남부 오프라인 유통가가 프리미엄을 표방한 신흥 세력의 등장으로 긴장하는 모양새다.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갤러리아 광교는 개장 첫 날부터 북새통을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오전 9시경 수십 명이던 고객 대기줄은 오픈이 임박해서는 300여명까지 늘어났다”면서 “열화상 감시와 손 세정 등 방역 절차를 거치다 보니 입장에만 15분 이상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광교점을 ‘제2의 명품관’으로 키우겠다는 갤러리아는 오픈 1년 5,000억원을 매출액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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