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성식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3일 관악갑 지역구에 4·15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결정으로 과거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진로는 대부분 윤곽이 잡힌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1월만 해도 28석으로 원내 3당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4·3 보궐선거 후 손학규 전 대표 리더십을 둘러싼 계파 간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소속 의원들은 살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2월 18일 이른바 ‘셀프제명’으로 의석이 8석까지 줄어들자, 잔류 의원들은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합당의 길을 택했다.

◇ 무소속 3인, 김성식·김관영 '출마'

과거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각자 어디로 흩어졌을까. 우선 이날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힌 김성식 의원을 비롯해 김관영·이상돈 의원 등 3명은 무소속으로 남기로 했다. 지난달 6일 탈당한 김관영 의원은 일찌감치 전북 군산 지역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비례대표 이상돈 의원은 셀프제명 과정에서 당을 떠났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회의원을 다시 안 하느냐’는 질문에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의원은 호남계 주도 공동교섭단체 ‘민주통합의원모임’에는 참여하고 있다.

◇ 미래통합당 행 15명

미래통합당에는 무려 15명 의원이 짐을 풀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8명과 안철수계 5명, 당권파 이찬열·임재훈 의원 등이다. 바른미래당 전체 의원 절반 이상이 보수정당으로 떠난 셈이 됐다.

유승민계는 지난 1월 3일 집단탈당 후 새로운보수당을 차렸다. 이후 중도·보수통합 논의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함께 통합당을 구성하는 길을 택했다. 단, 정운천 의원의 경우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입당했다.

유승민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 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신환(관악을), 지상욱(중·성동을) 의원은 통합당에서 기존 지역구 공천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혜훈(서초갑)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나머지 의원들도 공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셀프제명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5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은 고심 끝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결별하고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이들도 최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을 치렀다.

지난 2월 4일 탈당한 이찬열 의원은 이틀 만에 한국당으로 초고속 입당했다. 그는 수원갑에서 4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임재훈 의원도 셀프제명을 통해 무소속이 된 뒤 통합당행을 택했다. 그는 안양동안을 출마를 염두에 뒀으나, 앞서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가 단수공천된 만큼 지역구를 동안갑으로 선회했다. 두 의원 모두 최근 통합당 공관위 면접을 마쳤다.

◇ 안철수계 권은희·이태규는 국민의당

안철수계 권은희·이태규 의원은 우선 국민의당에 남기로 했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 공천만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내부 파열음이 예고된 분위기다.

이태규 의원의 경우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안 대표의 뜻에 동의하며 국민의당에 남겠다”는 취지의 뜻을 밝혔다.

다만 권은희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은 당 대표 권한이 아니고 민주적 심사를 거쳐 후보자가 결정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 선택을 통해 대표성을 확보하겠다(고 안 대표께 말씀드렸다)”고 발언한 만큼 추가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잔류파 8명, 민생당서 제3지대 꿈

바른미래당 잔류 의원 8명은 과거 한 집안이었던 대안신당·평화당과 통합을 성사시켜 ‘민생당’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바른미래당에서 실패한 ‘제3지대’ 목표를 민생당에서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타 당에서 활동해 당적 논란이 있었던 박주현(민주평화당)·장정숙(대안신당) 의원 관련 문제도 자연히 해소됐다. 3당 합당으로 의석 수는 19석으로 불어났다. 3월 말 선거보조금 지급을 앞두고 교섭단체 재구성도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민생당은 지난달 24일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임시지도부(김정화·유성엽·박주현)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경쟁 정당에 비해 총선 준비는 상당히 뒤쳐진 상황이다.

이들은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그간 당 외연 확장을 위해 청년 정치단체·소상공인 세력들과 접촉해온 성과를 가급적 이번주 안에 보여주겠다는 계산이다. 진행 중인 인재 영입 및 총선 체제 전환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생당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총선 연기를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들은 정체성 이견으로 한 지붕에서 갈라졌으나 선거를 앞두고 뭉쳤기 때문에 감정의 골이 잠재돼 있다. 3당의 화학적 결합 문제도 시급히 풀어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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