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보락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락 홈페이지
보락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락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8년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당시 주가가 급등하며 주목을 받았던 보락이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련 보락 대표를 향했던 ‘사위 효과’ 기대감이 허상에 그치고만 모습이다.

◇ 재계 4위 사돈기업에 ‘이목 집중’

식품첨가물과 원료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보락은 연매출 300억원대의 중소기업이다. 다만, 존재감만큼은 단순한 중소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재계 4위 LG그룹의 ‘사돈기업’이기 때문이다.

정기련 보락 대표는 2009년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사위로 맞았다. 재계 4위 그룹, 그것도 유력 후계자를 사위로 맞은 보락은 이후 구광모 회장의 행보에 따라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2018년 5월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별세하고 구광모 회장이 그 뒤를 이어받으면서, 보락의 주가는 급등한 바 있다. 2018년 초만 해도 1,000원대 초반이었던 주가가 5,00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껑충 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기련 대표의 한 친인척은 보유 중이던 보락 주식 200여만주를 전량 매도하며 수십억대 차익을 보기도 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돈댁의 초상을 차익 실현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이처럼 2018년 5월 보락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오로지 ‘사위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실제 보락은 앞서 ‘사위 효과’를 톡톡히 드러낸 바 있다. 보락은 구광모 회장을 사위로 맞이하기 전부터 LG그룹 계열사와 거래관계를 맺고 있었는데, 혼사 이후 그 규모와 비중이 늘었다.

◇ 급등했던 주가 무색… 실적 부진 ‘뚜렷’

하지만 보락은 기대했던 ‘사위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실적이 크게 후퇴하고 있는 모습이다.

보락은 지난해 361억원의 매출액과 6억원의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 증가했으나, 최근 수년간의 추이를 보면 뚜렷한 상승세로 보기 어렵다. 보락은 2016년 357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이 2017년과 2018년 330억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그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영업이익이다. 2016년 20억원, 2017년 12억원, 2018년 13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당기순이익 추이도 다르지 않다. 2016년 30억원에서 2017년 12억원, 2018년 11억원에 이어 지난해 6억원으로 떨어졌다.

보락 측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매출이 감소하고 감가상각비가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이 줄어든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역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3,000원대를 훌쩍 넘었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2,000원대가 무너졌고, 잠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재차 2,000원대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이 보락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엔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며 “특히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 및 제재가 대폭 강화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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