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면접에 참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형오)에 의해 경남 양산을 지역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홍준표 전 대표가 9일 탈당을 잠정 보류했다. 대신 황교안 대표를 향해 “이건 공천이 아니라 막천”이라며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의 선거캠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당에 25년 헌신하고 당 대표 두 번, 대선후보까지 하면서 당을 구한 저에게 40여일 간 모욕과 수모를 주면서 내팽개치는 것은 정치 이전에 인간이 할 도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 공천은 원천 무효"라면서도 “300만 당원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선거도 임박했으니 조속히 답을 달라"며 “그 이후에는 제가 취할 모든 수단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주말까지를 인내심의 상한선으로 거론했다.

홍 전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은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 출마가 점쳐졌다.

그는 기자회견 전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와 김형오 위원장이 합작해 자행하는 양아치같은 공천은 나뿐 아니라 다른 공천에도 그 흔적이 역력하다”며 “양아들 공천, 수양딸 공천, 측근 내려꼽기 공천, 정적 쳐내기 공천 등 반문정서만 믿고 양아치 공천을 해도 무조건 찍어줄 거라는 망상은 그만둬야 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나는 쉬운 길로는 가지 않는다. 갈 길이 험해도 바로잡는 길로 간다”라고 정면돌파를 언급한 만큼, 정치권은 홍 전 대표의 탈당을 기정사실로 바라봤다. 따라서 당을 떠난 홍 전 대표가 어느 지역에 출사표를 던질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홍 전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보류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탈당 전 명분 쌓기라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 컷오프 직후 “일관된 방향과 방침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당 공관위는 공천심사에 ‘일관된 원칙’을 내세웠다. 따라서 홍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자기부정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또 기존 컷오프된 인사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에 공관위가 홍 전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공관위가 홍 전 대표의 공천을 번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홍 전 대표가 결국 탈당했을 때 당의 부당한 처사에도 ‘당에 남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의 명분 쌓기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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