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공천 신청인 관계자가 공천 관련 서류를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가운데 공천 신청인 관계자가 공천 관련 서류를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의 공천 내부 갈등이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격화되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 칼날에 컷오프(공천 배제)된 유력 정치인들이 집단 반발 조짐을 보이면서다.

특히 경남 양산을에서 배제된 홍준표 전 대표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향해 연일 독설을 날리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주영(경남 창원·마산·합포), 김재경(경남 진주을), 김한표(경남 거제), 백승주(경북 구미갑) 등 낙천 의원들의 재심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당 선거대책위원장 임명이 확실시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당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일(12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유력한 가운데 김종인 전 대표가 일각의 공천 불만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홍준표 전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12일) 최고위에서 양산 공천에 대한 번복 결정이 없으면 오후에는 최종적인 제 입장을 밝히겠다. 홍준표답게 돌파하겠다”며 당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홍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을 겨냥해 “막천을 한 그 입으로 탄핵 5적 운운하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탄핵에 찬성하고 하야를 주장하고 촛불정신을 찬양하며 탈당했던 그가 탄핵 5적 운운하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고 했다.

전날(10일) 권성동 의원이 강원 강릉에서 컷오프되면서 당외 친박세력이 ‘탄핵 5적’으로 부르는 권성동·김무성·김성태·유승민 의원과 홍 전 대표가 배제된 셈이 됐다. 김무성·김성태·유승민 의원은 두 인사와 달리 스스로 불출마를 선택했다.

김 위원장은 권 의원 컷오프 직후 “시대의 강을 건너려면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홍 전 대표의 독설은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이 홍 전 대표의 번복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당헌에 따르면 최고위원회는 공관위 결정을 1회에 한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최고위의 재의 권한 행사 여부는 물론, 공관위가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받아들여도 번복될지는 미지수다. 공관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기존 결정은 바뀌지 않는다. 홍 전 대표의 탈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따라서 홍 전 대표의 최후통첩 시한으로 내세운 내일(12일), 당 선대위 칼자루를 쥐게 될 김 전 대표가 당내 공천 갈등을 잠재울 주요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선대위 수락 과정에서 얻은 권한으로 불협화음이 거센 특정 지역의 공천 결과를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의 공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만큼, 김종인 위원장이 와서 당 공천이 잘 자리잡게 도와주길 바란다”며 “황교안 대표 혼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관계자는 “다만 홍준표 전 대표가 원하는 경남 양산을의 공관위 결정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기존 재심 신청지역을 비롯해 용산 등 논란 지역들이 거론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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