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월 15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 참석,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컷오프(공천 배제)된 홍준표 전 대표가 12일 경남 양산을 출마를 포기했다. 홍 전 대표는 통합당 현역이 없는 대구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출마 지역구를 특정하기 전까지 탈당은 보류하기로 했다.

홍 전 대표는 당의 공천을 ‘협잡공천’이라며 황교안 대표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해도 당선돼 당으로 바로 복귀하겠다. 협잡공천에 관여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며 ‘복수혈전’을 예고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양산 선거캠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양산을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예비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했다”며 “협잡에 의한 공천 배제는 받아들일 수 없고 결코 승복할 수 없어 무소속 출마를 깊이 검토했으나, 상대 당 후보를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어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양산에서 물러섰음에도 통합당 후보가 패한다면 전적으로 당 지도부와 공관위원장의 책임”이라며 “당과 역사는 그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통합당 후보는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 중에서 결정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두관 의원을 양산을에 전략공천했다.

홍 전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대구다. 대구 12개 지역구 중 통합당 현역 의원이 없는 곳으로 향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는 수성을 지역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수성을은 주호영 의원이 공관위 결정에 따라 수성갑으로 전략공천을 받으면서 경선지로 분류된 곳이다.

홍 전 대표는 결국 당초 출마 희망지였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이어 양산을까지 모두 당에서 거절당한 셈이 됐다. 당 지도부는 이날 공천 갈등 지역 6곳에 대한 재의를 공관위에 요청했으나 양산을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홍 전 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랑극단 선거를 하는 것 같다”며 “밀양 천막 차렸다가, 양산 천막 차렸다가, 이제는 대구 천막을 차리러 간다. 대구에는 콘크리트 집을 지을 것”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홍 전 대표는 김 공관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자기가 자신있게 한 공천, 오늘 6곳 비토당했고 추가로 또 비토당할 곳이 있다”며 “부끄러워서 어떡하나. 공천 비토당하는 건 우리 당에서 25년 동안 있으면서 처음봤다. 계속 공관위원장 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노추(老醜)”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무소속 출마할 경우 보수가 분열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들 민주당으로 가겠나. 대구는 무소속 출마해도 수성갑 외에는 민주당이 될 리가 없다”며 “분열되지 말고 사람 보고 한 곳으로 몰아주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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