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탈락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서울 강서갑 경선 결과, ‘소신파’로 평가 받는 금태섭 의원이 탈락하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강서갑을 비롯한 지역구 11곳에 대한 7차 경선 결과, 금 의원은 친문 성향의 정치 신인 강선우 전 부대변인에게 패배했다.

강 전 부대변인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 7일 만에 금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금 의원이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쓴소리를 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 때 기권표를 던져 친문 강성 지지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이 결국 경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선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시민 투표 50%로 치러졌으며 강 전 부대변인은 여성 가산점 25%를 받았다. 금 의원은 일반시민 투표와 권리당원 투표에서 모두 강 전 부대변인에게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부대변인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선 결과에 대해 “가산없이 제가 65% 정도였다”며 “권리당원과 일반시민에서 비슷하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강서갑은 경선 이전부터 ‘금태섭 찍어내기 논란’이 제기됐었다. 정봉주 전 의원이 “빨간 점퍼 민주당을 솎아내야 한다”며 강서갑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조국백서’ 필자인 김남국 변호사도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조국 내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자 공모가 끝난 강서갑에 이례적으로 추가 공모를 결정하면서 ‘조국 내전’을 촉발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소신 행보를 할 때마다 강성 친문 당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는 등 곤혹을 치렀던 금 의원이 결국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당 내에서는 중도 표심이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많은 분이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는데 제가 부족해서 경선에서 졌다”며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돌이켜보면 지난 4년간 국민의 대표로서, 그리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일했던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이었다”며 “재선의 꿈은 사라졌지만 남은 임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원실 동료들을 비롯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일했던 모든 분, 그리고 특히 강서갑 주민들께 너무나 큰 빚을 졌다”며 “살아가면서 갚겠다. 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전 부대변인은 경선 승리에 대해 “현역 의원의 정치적 자산에 정치 신인인 제가 맞설 수 있었던 것은 당원과 강서갑 지역 주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 발전에 대한 열망이었다”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책임감과 사명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금 의원의 탈락에 대해 “친문 팬덤정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아마 막대기에 조국수호라고 써서 내보냈어도 막대기가 공천을 받았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의견 없는 거수기로 전락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어 “문재인 친위대들에게 조리돌림을 당하다 결국 이런 꼴이 된다”며 “홍위병을 이용해 공포정치를 하는 문화혁명이 일상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7차 경선 결과 경기 용인갑에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오세영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에게 패배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서울 송파갑에서는 문미옥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조재희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에게 패배했으며, 강원 원주갑에서는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박우순 전 의원을 꺾었다.

경기 안성은 이규민 전 안성신문 대표가 임원빈 경기도당 청년위원장을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부산 중구·영도는 김비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특별위원이 김용원 변호사, 박영미 전 당 정책위 부의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부산 금정은 김경지 변호사가 박무성 전 국제신문 사장을 꺾었다. 충남 천안갑은 문진석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이 전종한 전 천안시의회 의장에게 승리를 거뒀고 천안병은 이정문 변호사가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눌렀다.

대전 중구에서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연루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송행수 전 당 상근부대변인과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을 누르고 본선에 진출했다. 대덕에서는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박종래 전 대덕구의원과 최동식 전 청와대 행정관을 상대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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