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그래픽 퀄리티는 ‘글쎄’…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
무과금 이용자들을 위한 게임… 보상‧콘텐츠 풍부

크래프톤이 지난 7일 오랜 개발 끝에 자사의 자체 IP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ORPG) '테라 히어로'를 출시했다. /뉴시스
크래프톤이 지난 7일 오랜 개발 끝에 자사의 자체 IP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ORPG) '테라 히어로'를 출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크래프톤이 자체 지식재산권(IP)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 다중역할수행게임(MORPG) ‘테라 히어로’를 출시했다. 테라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 오리지널리티를 가장 제대로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테라 히어로는 테라 IP를 활용한 세 번째 모바일 게임이다. 기존의 RPG와 달리 이용자가 3명의 캐릭터를 하나의 파티로 구성해 전투를 하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이용자들의 과금을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지적받아온 ‘캐릭터 가챠(뽑기)’ 시스템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확정적으로 캐릭터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테라 히어로는 출시 전부터 테라 IP의 본가인 크래프톤이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것으로 알려져 게임팬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더군다나 넷마블의 ‘테라M’, 카카오게임즈의 ‘테라 클래식’이 모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였던 만큼 테라 히어로만의 콘텐츠와 운영 방식에도 관심이 모였다.

크래프톤은 1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 이후 흥행작이 부재한 상황이다. 오랜 기간 공들여 이제야 선보인 테라 히어로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직접 플레이했다.

게임 초반 이용자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NPC인 로제 벨라리아. 퀘스트를 해결하고 나면 자동으로 다음 퀘스트로 연결되지 않아 이용자가 NPC에게 말을 걸고 퀘스트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다. 사진은 기자가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사진. /송가영 기자
게임 초반 이용자와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NPC인 로제 벨라리아. 퀘스트를 해결하고 나면 자동으로 다음 퀘스트로 연결되지 않아 이용자가 NPC에게 말을 걸고 퀘스트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다. 사진은 기자가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사진. /송가영 기자

테라 히어로는 원작 테라의 세계인 ‘아르보레아’의 평행 세계이자 과거의 아르보레아를 무대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그러나 테라 IP 자체를 처음 접한 이용자들에게는 어떤 스토리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겠다.

게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튜토리얼이 시작되는데 스토리는 상당히 불친절하다. 무사 ‘레인’은 사막에서 몬스터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사제 ‘아린느 엘린’을 돕고 함께 아르보레아로 향한다. 아르보레아로 입성하기 직전에는 창기사 ‘이스프린’을 만나는 것이 초반 스토리의 전부다.

테라 게임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이 스토리 전개는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애초에 스토리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느낌도 강하게 받았다.

초반 부재했던 스토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풀어진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레인과 엘린으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 RPG이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따라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이와 함께 주어지는 메인‧서브 퀘스트를 해결해가면 된다.

문제는 테라 히어로에 마련된 수많은 콘텐츠들을 메인 퀘스트를 수행하는 중간 튜토리얼로 넣는가 하면 일방적으로 NPC와 주고받는 대화까지도 퀘스트로 포함시키면서 게임 흐름을 깨트린다. 이러한 무의미한 대화와 움직임으로 인해 스토리 이해도는 크게 떨어졌다. 

단순히 아르보레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몬스터와 위협을 막기 위해 전장으로 나가기 위한 대화를 하는 수준뿐이다. 다른 RPG 게임과 같은 스토리를 전개를 기대했다면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

이용자가 영입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영웅 영입이 가능하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제공하는 보상으로 획득가능한 시스템이다. 현재 대부분의 캐릭터에 대한 스킨들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용자가 영입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영웅 영입이 가능하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제공하는 보상으로 획득가능한 시스템이다. 현재 대부분의 캐릭터에 대한 스킨들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은 기자가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사진. /송가영 기자

그래픽 퀄리티 역시 아쉽다. 테라 히어로는 최근 모바일 RPG에서 볼 수 있는 2D나 SD 캐릭터가 아니라 MMORPG에서나 볼 수 있는 3D 캐릭터가 등장한다. 

2D나 일러스트는 장소를 이동하거나 전투를 할 때 발생하는 대기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오히려 어설픈 2D나 SD 일러스트를 쓸 바에 MMORPG 속 3D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가장 아쉬운 것은 캐릭터가 멋있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후에 적용할 캐릭터 스킨을 염두에 둔 설정으로 예상되지만 스킨을 제외한 외형도 만족스럽지 못하니 캐릭터를 모으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많은 이용자들을 만날 수 있고 퀘스트 진행, 아이템 구매 및 판매 등이 모두 이뤄지는 아르보레아의 모습도 디테일한 부분이 크게 떨어진다. 그래픽이 깨지는 부분도 적지 않고 NPC들의 모습도 다소 인위적이다. 최근에 나온 게임들의 3D 그래픽들과 비교하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시네마틱 영상이 전부 뭉게지는 것도 의문이다. 게임 시작 초반에 등장하는 영상과 보스스테이지를 클리어한 후 나오는 영상 모두 뭉게진다. 뭉게지다 못해 노이즈가 발생하고 내용조차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 영상을 스킵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아주 짧지만 대기 화면에서 등장하는 일러스트 그래픽이 가장 우수하다. ‘수집형’이 강조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테라 IP 본가의 퀄리티라고 하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테라 히어로는 캐릭터 3인 파티를 기본으로 전투를 한다. 일반적으로는 탱커, 딜러, 힐러로 구성하지만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테라 히어로는 캐릭터 3인 파티를 기본으로 전투를 한다. 일반적으로는 탱커, 딜러, 힐러로 구성하지만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사진은 기자가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사진. /송가영 기자

전투는 일반적인 RPG와 같다. 캐릭터 3인을 하나의 파티로 구성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된다. 난이도는 어렵지 않다. 이용자가 보유하고 있는 캐릭터들의 레벨이 몬스터보다 낮은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밸런스가 낮게 조정된 탓인지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 덕분에 캐릭터들의 레벨도 빠르게 오르는 편이다.

전투를 진행하는 도중에 스토리나 대화가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간혹 전투 도중 스토리가 들어가면 흐름이 깨지는 경우가 있는데 테라 히어로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레드사하라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파티 플레이 인원을 ‘3인’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수많은 테스트 끝에 걸쳐 찾은 최적인 조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개발진들의 설명대로 3인 이상의 파티 플레이가 이뤄졌다면 조작이 상당히 난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는 자동 전투가 이뤄지는 스테이지 속에서 각 캐릭터를 선택해 스킬과 궁극기 사용을 직접 조작할 수 있으며 이동과 자유로운 전투를 할 수 있다. 궁극기 사용을 자동으로 하지 않고 원하는 상황에서 사용하고 싶다면 스테이지 속에서 설정도 가능하다.

직접 플레이 해보니 3인 이상이었다면 분명히 1~2명은 제대로 된 조작조차 해보지 못하고 언제까지고 자동으로만 플레이하도록 방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가 예상보다 긴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3인으로도 조작이 충분히 어렵다.

턴제 방식의 게임 방식에 지루함을 느꼈던 게임팬들이라면 이 부분에서 상당한 만족감을 느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전투에서도 게임의 흐름을 끊는 요소가 등장한다. 몬스터가 등장하는 시차가 발생하다보니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중간마다 멈춘다. 처음해보는 플레이 방식에 적응하는데 집중하다보니 신경이 쓰이지 않았는데 에피소드1을 클리어하고 나면 크게 느껴진다.

몬스터가 먼저 등장해 있는 경우가 있어도 캐릭터와 몬스터간 일정한 간격까지 거리를 좁히고 한 차례 멈춘 후 다시 공격에 들어간다. 스킬 타이밍을 잡는 것이 난해할 뿐만 아니라 타격감조차 잃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전투를 하는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영웅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인데도 공격 이후 후속타가 바로 이어지지 않는데다가 궁극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공격에서도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궁극기를 사용한 이후에도 반템포씩 공격이 늦어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가 답답해 보인다. 이부분들에 대한 밸런스 조정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크래프톤은 이용자들의 빠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마련했다.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업적 시스템(위쪽)과 서브 퀘스트격인 발키온 지침서(아래쪽) 등이 있다.
크래프톤은 이용자들의 빠른 성장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마련했다. 다른 게임에서도 볼 수 있는 업적 시스템(위쪽)과 서브 퀘스트격인 발키온 지령서(아래쪽) 등이 있다. 사진은 기자가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사진. /송가영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라 히어로는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하루종일 매달려도 부족한 다양한 콘텐츠와 무과금 이용자들 위한 상당한 보상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콘텐츠들이 많다. 기본적인 메인 퀘스트에 △기록보관소 △기간 활동 △업적 △모험 정복 △발키온의 권능 △발키온 지령서 △파트너 등이 마련돼 있다.

콘텐츠가 많으면 메인 콘텐츠가 두드러지지 않는 역효과가 날 수 있지만 테라 히어로는 전투시 얻을 수 있는 보상들과 연계된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추가적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서브 퀘스트, 전투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버프’ 콘텐츠이기도 하다. 

난이도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레벨이 낮아도 콘텐츠를 즐기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이용자가 애써서 레벨을 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레벨을 올려주거나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고 있어 캐릭터를 ‘의무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느낌도 받지 않도록 했다.

무과금 이용자들도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만큼 보상 역시 풍부하다. 게임내 재화인 골드가 상당히 소모되는 ‘장비’를 수시로 지급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스테이지를 몇 번 클리어하거나 접속만 해도 제공한다. 

빠른 캐릭터 성장을 지원하는 아이템도 수시로 제공하고 있는 덕분에 게임이 서비스된 지 일주일이 갓 넘은 시점임에도 50레벨 이상을 올리고 있는 이용자들이 수두룩하다. 

크래프톤이 자사의 IP를 활용해 자신감 있게 선보인 만큼 많은 기대가 있었고 이 때문에 실망스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나온 테라 IP 게임 중에서는 ‘웰메이드 게임’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게임 입문자들을 위해 대폭 낮아진 진입 장벽과 기존의 RPG와 다른 전투 시스템, 과금 요소 축소, 할 거리가 많은 풍부한 콘텐츠만으로도 테라 히어로를 플레이할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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