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6 13:45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가는 길 첩첩산중
민주당, ‘비례연합정당’ 가는 길 첩첩산중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3.13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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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정당 설득, 비례 후보 배정, 의원 꿔주기 등 난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창당에 '꼼수'라고 비판을 쏟아냈던 더불어민주당이 13일 결국 범여권의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선택했다.

통합당의 비례정당 창당에 이어 민주당까지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면서 이번 총선은 ‘진보 대 보수’ 진영 대결 구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에서 압도적 다수가 찬성표를 던짐에 따라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12일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권리당원 78만9,868명 가운데 24만1,559명(30%)이 투표에 참여해 74.1%(17만9,096명)가 찬성표를 던졌고 25.9%(6만2,463명)가 반대했다.

통합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싹쓸이 해 원내1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면서 친문 성향 지지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비례의석 47석 가운데 미래한국당이 최소 25석을 차지하고 민주당은 6∼7석, 정의당은 9석을 차지할 것이란 민주연구원의 보고서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이해찬 대표는 전당원 투표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선거법 개혁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연합정당 참여 불가피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을 받들어 개혁정당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며 “당원이 압도적 찬성을 보내준 건 미래통합당의 반칙과 탈법, 반개혁을 응징하고 개혁과 변화의 국정을 책임지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선거법 개혁은 투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소수 정당의 국회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통합당은 페이퍼 위성정당이란 탈법으로 의석을 도둑질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당 대표로서 국민께 이런 탈법과 반칙을 미리 막지 못하고 부끄러운 정치 모습을 보이게 돼 매우 참담하고 송구하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의석을 더 얻고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우선하겠다”며 “21대 국회에서 선거법의 미비점을 보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곧바로 실무 작업 착수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갈팡질팡하던 민주당이 결국 참여를 선택했지만 앞 길은 ‘첩첩산중’이다. 연합정당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범진보 진영 정당의 참여를 이끌어야 내야 한다. 비례연합정당에 일부 원외 소수 정당만 참여할 경우 연합정당은 사실상 민주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곧바로 진보 진영 정당을 상대로 협의에 나서는 등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7일까지 창당과 비례 후보 선출 방식 결정, 후보 확정 등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참여 불가를 고수하고 있는 정의당과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민생당의 참여를 설득하고 독자적으로 비례 정당 창당을 준비 중인 정당들도 교통정리를 해야만 한다.

미래당은 참여를 이미 결정한 상태고, 녹색당은 이날부터 14일까지 당원 총투표를 한 뒤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제안했던 ‘정치개혁연합’(가칭), ‘시민을 위하여’(가칭)는 적극적이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열린민주당은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손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비례연합정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 “우리는 열린 공천을 하겠다며 우리 길을 가고 있는데 저분들은 아직 시작을 안 했다. 어떤 생각으로 어떤 요청을 해올지를 모른다”며 “목표가 같기 때문에 항상 열어놓고 같이 논의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 송갑석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에 실무 작업을 하고 다음주 초 쯤 공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당장 이날 오후 정의당 설득에 나섰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의원실을 찾아 30여분간 면담했다.

윤 사무총장은 “군소 정당의 의회 진출 기회를 넓혀주는 정치개혁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을 당선 가능권의 뒷순위로 배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득했으나, 심 대표는 “정의당은 어렵더라도 정치개혁의 길을 굳건히, 꿋꿋하게 걸어가겠다”며 거절했다.

민주당은 민생당에게는 전날 박주현 공동대표에게 연합정당 참여를 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정당의 연합정당 참여를 이끌어낸다고 하더라도 무엇보다 각 당 비례 후보 배분 방식을 결정하는 일이 난제다. 이해찬 대표는 이미 “연합정당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석을 하나도 더 추가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앞 순위에 소수당을 배정하고 후순위에서 우리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비례 의석수는 6~7석 정도로 추산된다. 향후 민주당은 연합정당에 7명 가량의 후보를 보내 후순위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7석으로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소수정당들이 앞 순위 번호를 놓고 자리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투표용지 앞 번호를 받기 위한 ‘의원 꿔주기’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당 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미래통합당이 불출마 의원 등을 미래한국당으로 보냈던 방식을 그대로 따를 경우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합정당 참여로 중도층 이탈이 우려되는 만큼 역풍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책도 찾아야만 한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응답률 6.9%)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의 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찬성(40.9%)보다 반대(48.5%) 의견이 오차 범위를 벗어난 7.6%p 차이로 높게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중도층 이탈 우려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며 “연합정당 참여 자체로는 통합당도 비례용 정당을 만들었기 때문에 중도층 이탈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런데 여러 소수정당 비례 후보를 협의를 통해 앞 순위에 배치하는 과정이 매끄럽게 이뤄질 것이냐,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면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