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앞 계단에서 21대 총선 정책으로 인천형 그린뉴딜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인천시청앞 계단에서 21대 총선 정책으로 인천형 그린뉴딜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15 총선에 출마한 정의당 현역 후보들의 행보가 순탄치 않다.

지난 1월 인천 연수을 출마를 선언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초선)이 가시밭길에 놓였다. 이 의원은 연수을에서 미래통합당 단수공천을 받은 민현주 전 의원과 격돌할 예정이었다. 당 내부에서는 현역인 이 의원이 원외 인사인 민 전 의원과 경쟁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날(12일)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재심사에 따라 당초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연수을 현역 민경욱 의원이 경선에 나서게 됐다. 민현주 전 의원은 통합당 공관위의 결정 번복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으나, 지역구 현역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 의원에게는 악재라는 분석이다. 

정의당은 즉각 통합당의 결정을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민경욱 의원이 부활하게 된다면 이는 인천 연수을 주민들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이라며 “연수을 주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공항공사사장 출신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 의원은 총선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벌어진 악재에도 당선 의지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전날(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연수에서 민경욱 대 이정미의 싸움을 만들어왔다"며 "(통합당의) 막말 정치, 도로 친박당 정치 심판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경기 고양갑·3선)의 경우도 지역구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중부일보가 (주)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지난 8일 고양갑 주민 502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심 대표의 지지율은 26.3%로 나타났다. 이경환 통합당 후보(33.5%)와 문명순 민주당 후보(26.5%)에게도 뒤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후보와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아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지역구 현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이 외에도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비례대표·초선)는 목포에서 박지원 민생당 의원과 맞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호남 거물급 인사로 평가되는 박 의원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경쟁이 예고됐다. 호남 정당 간 적자싸움으로 비화되는 상황에서 윤 원내대표의 총선 레이스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는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20석을 확보해야 한다. 현역 의원들의 선전이 중요한 이유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정의당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정의당은 지역구 후보 간 단일화는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비례연합정당 논란으로 민주당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 실현 여부는 불투명해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표에는 불리하지만 단일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치적 휴유증이 간단치는 않을 것”이라며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진보정당으로서 독자 노선을 철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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