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게임’으로 논란이 된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대리게임’으로 논란이 된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이 ‘대리게임’ 논란을 빚은 류호정 비례대표 후보를 끌어안으며 정면 돌파 하고 있지만, 정치권 내외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도 반발 조짐이 보이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정의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류 후보를 감싸고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선대위원장은 “사회에 나오기 전에 저지른 잘못이고 당시에도 사과를 했다”며 “지금도 깊은 성찰을 하고 있는 만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 선대위원장은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하는 청년 정치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여영국 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공장 노동자 시절 만 20세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저의 당선은 제 또래 노동자들에게 많은 희망을 줬다”며 “21대 총선 막내 후보 류호정 청년을 더 뜨겁게 안아 달라”고 호소했다.

정의당은 전날(1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 논란과 관련해 논의하고 무면허‧음주운전 등 문제가 불거진 신장식 변호사에게는 사퇴 권고를 했고, 류 후보에 대해서는 재신임을 결정했다.

재신임의 이유는 류 후보가 가진 상징성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은 청년 정치 플랫폼이 돼 세대교체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도 ‘청년‧여성 할당’을 시행하며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 만나 “본인도 잘못을 인정했고, 더 이상 문제는 안 된다고 본다”며 “그 친구가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생각했던 청년에 대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소명과 재검증을 거쳐 저에 대해 재신임을 해주신 것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정의당에게 주어지는 도덕성의 무게를 더 깊이 새기며 총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의 이런 결정에 대해 당 안팎의 논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비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처음 논란을 제기한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리 시험이나 마찬가지인 후보는 재신임하고, 대리운전 안 부른 후보만 처벌했다”며 “참 ‘꼰대적 기준’”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당도 이날 논평을 내고 “조국 사태 때 ‘정의당엔 정의가 없다’고 비판했던 국민의 안목이 정확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내에서도 갈등 조짐이 일고 있다. 비례대표 22번 후보를 받은 김용준 변호사는 이날 비례대표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어제 전국위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더 이상 현 지도부에는 자정능력이 없다고 확신했다”며 “부정한 흐름을 눈감기보다는 미약하나마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며 사퇴하는 것이 ‘청년후보’로서의 책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변호사는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지도부의 부정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청년 명부 선거에 지도부가 개입해 측근들로 채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당 같은 경우 부정선거 관련된 부분을 제기하면 근거를 제시해 합당한 조사를 한다”며 “그런 절차 없이 주장을 하는 데 난감하고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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