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4‧15 총선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속출에 ‘영구 제명’ 방침을 밝히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고위전략회의에서 “민주당에서 총선 출마 준비를 하다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경고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전하며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해당 지역구에서 우리 당이 선거운동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설명했다.

‘컷오프(공천 배제)’된 의원 가운데 오제세(4선, 충북 청주시 서원구), 민병두(3선, 서울 동대문구을) 의원이 무소속 출마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또 당초 ‘지역구 세습’ 논란이 불거져 의정부갑 출마를 접었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과 서울 금천에 최기상 전 판사를 전략공천한 것에 반발한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이같은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강행에 이 대표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 자신도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전력이 있어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김종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하위 50% 중진 의원’에 포함돼 컷오프됐었다. 

이에 이 대표는 “내가 컷오프 당할 합당한 명분이 없다”고 격분하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이 대표는 결국 총선에서 43.7%를 획득해 민주당 문홍수 후보(10.6%)와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박종준 후보(36.0%)를 꺾고 7선 고지에 올랐다.

이 대표는 그해 9월 30일 민주당으로 복당해 문재인 정권 실세로 위력을 과시하며 현재 당 대표까지 맡고 있다.

미래통합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영구 제명’ 관련 기사를 올린 뒤 “죄송한데 4년 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신 것 같은데, 그걸 벌써 잊으신 건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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