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윤호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확정했다./ 카카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윤호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확정했다. 홀로 경영 지휘봉을 쥐게 된 만큼 윤 대표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대표가 단독 최고경영자(CEO)로 카카오뱅크를 이끌어간다고 17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와 이사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 1월 말 이용우 전 공동대표이사가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난 후 홀로 카카오뱅크를 이끌어왔다. 이용우 전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사임한 바 있다. 이후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대표이사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이어갈지, 새로운 대표이사를 추대해 다시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할지를 놓고 고심한 끝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  

카카오뱅크 측은 “임원후보추천위원들과 이사회 구성원들이 윤 대표에 대해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전략 방향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최고 경영자라는 의견을 같이하고 대표이사 추가 선임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카카오뱅크 임추위 관계자는 “윤호영 대표는 IT와 금융 융합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금융 빅 블러(Big Blur) 시대에 카카오뱅크를 이끌 가장 적합한 혁신 리더이자 CEO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윤 대표는 대한화재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에서 경영지원부문장 및 부사장을 역임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 부사장 재임 시절,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사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17년 7월 영업을 개시한 뒤,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출범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확보했으며, 지난해에는 첫 흑자 전환도 달성했다. 2019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는 1,128만명으로 나타났다. 수신과 여신은 각각 20조7,000억원과 1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선발주자인 케이뱅크를 제치고 업계에서 선두 이미지를 굳히는데 성공한 모양새다.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난항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공동경영 체제가 시너지를 증폭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난제였던 대주주 변경 문제도 해결해 큰 짐을 덜었다. 

다만 향후 사업 전망을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 모바일 금융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금융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제3인터넷전문은행의 출격도 예고된 상황이다. 지난해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내년 출범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해 업황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추세다. 단독 경영 지휘봉을 쥐게 된 윤 대표는 어려워진 업황 속에서 카카오뱅크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과제를 품고 있다. 

윤 대표는 “올해부터는 서비스의 확장과 강화된 고객 경험으로 ‘모바일 금융’하면 카카오뱅크를 떠올릴 수 있는 ‘카뱅퍼스트(First)’를 구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과연 포부대로 모바일 금융 선두주자로 카카오뱅크의 확실한 입지를 굳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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