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대규모 투자… NXC “단순 수익 목적”
업계선 “수익성 극대화 위한 투트랙 전략”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 매각을 시도하다 실패한 김정주 NXC 대표가 비게임사업에 투자하며 사업 확대를 위해 다시 움직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넥슨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올해 초까지 별다른 행보가 없었던 김 대표의 이번 대규모 투자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NXC는 17일 김 대표가 버진아일랜드의 NIS 인드라 펀드에 1,141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투자 목적은 인도 금융회사 간접 투자를 통한 수익 획득이다.
NXC 관계자는 김 대표의 투자 목적에 대한 구체적 배경에 대해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 수익을 기대하듯 이번 펀드 투자도 같은 목적으로만 이해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비게임사업 투자를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지난 2014년부터 노르웨이 유아용품 기업 ‘스토케’ 인수를 시작으로 레고 거래 사이트 ‘브릭링크’ 등을 인수했다. 브릭링크의 경우 지난해 11월, 인수한 지 6년 만에 매각했다.
이후에는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 연달아 투자하며 비게임 산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투자를 보면 크게 놀랄 부분은 아니라면서도 올해 첫 대규모 투자인 만큼 그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불발된 넥슨 매각 무산 사태와 관련이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넥슨 매각철회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지난해 출시한 ‘스피릿위시’ ‘린:더 라이트 브링어’ ‘트라하’ 등 모바일 게임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고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오랜 기간 준비했거나 적잖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된 것과 별개로 다수의 프로젝트들이 드롭됐다. 대표적으로 △페리아 연대기 △제노프로젝트 △데이브 △네 개의 탑 △프로젝트G 등이 있다.
특히 페리아 연대기는 약 8년간 수백억원을 투입해 개발하던 신작이었던 만큼 개발 중단 소식은 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김 대표의 프로젝트 드롭 및 개발 스튜디오 개편 작업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졌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V4’, 지난 2월 출시한 어반판타지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가 흥행세를 타고 있다. 올해 이들 게임의 흥행으로 지난해와 다른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넥슨의 체질 개선이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고 이에 힘입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김 대표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V4와 카운터사이드로 지난해 초 출시한 모바일 게임들과는 다른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게임 시장이 빠르게 급변하는 특성이 있고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게임 시장이 정체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만큼의 수익이 이른 시일 내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 그동안 비게임산업에 투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투자가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투자는 매각 무산 이후 적잖은 타격을 받은 김 대표가 올해 다시 비게임사업 확대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신호탄”이라며 “브릭링크를 매각한 이후 별다른 인수회사도 나오지 않고 있어 올해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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