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KISCO홀딩스가 또 다시 주주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KISCO홀딩스가 또 다시 주주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KISCO홀딩스가 올해도 치열한 ‘주주총회 전투’를 예고하고 있다. 어느덧 3년째 반복되고 있는 소액주주와의 대립이다.

KISCO홀딩스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KISCO홀딩스는 한국철강, 환영철강, 영흥철강 등의 계열사를 둔 지주회사다.

각종 보고사항 및 부의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주주제안도 눈길을 끈다. KISCO홀딩스의 소액주주로서 주주 행동주의에 나서고 있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배당, 정관 변경,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제시한 상태다.

우선, 사측이 주당 280원의 배당 계획을 제시한 가운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주당 8,000원의 배당을 주주제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주제안은 주주총회가 열리기도 전에 자동 철회됐다. 사측이 상법 및 회사정관을 근거로 배당 관련 안건을 부의안건에서 보고사항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KISCO홀딩스 측은 외부감사인의 적정의견 및 감사위원회의 전원 동의로 이사회 승인요건이 충족됐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또 다른 주주제안인 정관변경은 중간배당 신설을 골자로 한다. 이는 보다 적극적인 배당을 요구했던 제안과 맥락이 닿아있다. 아울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사측이 추천한 3명의 사내이사 후보자와 3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들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 1명을 주주제안으로 추천했다.

이 같은 행보와 함께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권유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소수주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KISCO홀딩스가 주주가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먼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들에 대해 “비합리적인 자본배분을 장기간 지속해 주주가치가 훼손됐고, 감사위원들은 대주주 감시 및 견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하며 선임 반대의사를 천명했다.

이어 “KISCO홀딩스 경영진은 사내에 과도한 잉여현금을 쌓아두기만 해 자본효율성(ROE)을 심각하게 하락시키고 있다”면서 “뛰어난 영업 실적과 미래전망에도 불구하고 비합리적 자본배분으로 주가는 저평가상태”라고 주장했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명백하게 낮을 경우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잔존주주가치를 높이는 게 효과적인 자본배분 방법이지만,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이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KISCO홀딩스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대립양상은 마치 데자뷰를 보는 듯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2018년 첫 주주제안 때도 배당 확대를 제안하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를 추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구체적인 배당 제안이 없었지만 정관변경을 통한 중간배당 신설을 제안했고, 역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를 추천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주 행동주의에 맞서 KISCO홀딩스는 늘 ‘방어전’에 성공해왔다. 구체적인 배당 제안의 경우 아예 보고사항으로 변경하는 방안으로 대응했고, 정관변경에 대한 주주제안도 저지시켰다. 아울러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은 모두 선임된 반면, 주주가 추천한 인물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또 다시 ‘전투’가 예고된 올해 주주총회에선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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