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 05:20
‘당의 간판’ 비례 후보 1번의 함의… 여야 선거전략 엿보인다
‘당의 간판’ 비례 후보 1번의 함의… 여야 선거전략 엿보인다
  • 김희원 기자
  • 승인 2020.03.24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북구 공무원들이 지난 19일 북구청 3층 회의실에서 4·15 총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모의 시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과 북구 공무원들이 지난 19일 북구청 3층 회의실에서 4·15 총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모의 시험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여야의 4·15총선 공천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군도 윤곽을 드러냈다. 특히 여야가 정당 투표의 간판인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어떤 인물을 내세웠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 1번은 ‘정당의 얼굴’이다.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적 방향성, 정체성을 나타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각 정당들은 매 총선마다 비례 1번 공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4차 산업혁명 바람이 불면서 여야가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과학·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출신들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1번으로 홍익대 수학교수 출신 박경미 의원을,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 1번으로 KT 전무 출신 송희경 의원을 내세웠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의 경우 비례 1번으로 노동계 포용 의지를 보이기 위해 전태열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소상공인연구원 이사장을 배치했다. 새누리당은 민병주 한국원자력학회장을 1번에 배치해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을 부각했다.

이번 21대 총선에는 어떤 인물들이 각 당 비례 1번에 배치됐을까.

민주당은 당초 비례 1번에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41) 강동대 교수를 내세웠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발레리나 꿈을 꾸던 중 지난 2003년 불의의 사고로 척수장애 판정을 받은 최 교수를 영입했다. 민주당은 비례 1번에 최 교수를 배치해 정치적 취약 계층인 ‘청년·장애인·여성’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내세웠다.

그러나 민주당이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비례 후보를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더시민)으로 파견했다. 민주당이 더시민 비례 후보 앞 순위는 소수정당에 양보하고 자체 후보는 후순위에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정하면서 최 교수는 11번으로 밀려났다.

◇ 더시민, 비례 1번에 ‘코로나 전사’ 신현영 배치
 
대신 더시민은 비례 후보 1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활약한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배치했다. 신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 코로나대응TF와 명지병원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을 맡아 활동했던 인물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부실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신 교수 공천을 통해 코로나19 대응력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더시민 김가현 대변인은 24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신 교수의 비례 1번 배치에 대해 “신 교수는 코로나19 국면 최일선에서 싸워주신 분이다. 지금은 코로나19와 전쟁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후보를 선출해야 총선 기간에도 코로나19 현장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국가적 시스템 확립을 위해서 이런 분들이 정책적으로 노력을 해주는 부분들을 부각시킬 수 있어서 그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래한국당의 비례 1번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미래통합당의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한차례 비례 1번이 뒤바뀌는 소동이 있었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 체제 하에서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비례 1번을 꿰찼다. 그러나 조 전 위원이 비례 1번에 앉을 만한 상징성이 있는 인물인지와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던 언론인이 바로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일었다.

비례 1번은 진통 끝에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에게 돌아갔다. 조 전 위원은 5번으로 밀려났다. 윤 전 관장은 당초 당선안정권 밖인 21번을 받았었다. 그러나 통합당의 영입 인재들이 당선 안정권에서 대거 탈락하면서 통합당이 기존 비례 명단을 거부했고, 비례 명단이 대폭 수정됨에 따라 윤 전 관장이 1번으로 올라선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윤봉길 의사 손녀를 당의 간판으로 내세운 것은 보수정당을 겨냥한 ‘친일 프레임’을 깨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24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주경 전 관장을 비례 1번에 낙점한 것과 관련 “자유와 정의, 평화라는 독립운동정신을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서”라며 “밝은 미래와 희망을 이끌어나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 정의당, 청년후보 류호정 낙점

정의당은 후보 1번에 27세 여성인 류호정 당 IT산업노동특별위원장을 내세웠다. 정의당이 청년을 ‘비례대표 후보 1번(남성이면 2번)’에 우선 배치하는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류 위원장이 당의 얼굴로 나서게 됐다.

류 위원장은 최근 이화여대 재학 중인 2014년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계정을 지인들과 공유한 사실이 알려져 ‘대리 게임’ 논란으로 도덕성 시비에 휩싸인 바 있다.

◇ 국민의당, 안철수와 의료봉사활동 한 최연숙 배치

국민의당은 비례 1번으로 최연숙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을 낙점했다. 국민의당은 코로나19 정국에서 안철수 대표의 대구 의료봉사활동으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와 함께 의료봉사활동을 한 인연이 있는 최 부원장을 비례 1번에 배치해 안 대표의 ‘희생’ ‘봉사’ 이미지를 총선까지 이어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정치적 인물이 아닌 현장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했던 인물을 배치한 것은 국민의당이 거대 양당과는 차별화된 중도실용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 열린민주당 1번은 친문 김진애

열린민주당은 지난 22∼23일 일반 시민 및 당원 투표를 통해 여성 몫인 비례대표 1번에 김진애 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의원을 배치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열린민주당은 24일 오후 3∼10시 온라인 전 당원 투표를 통해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지을 예정이다.

열린민주당은 20명의 후보에 친문(문재인), 친조국 인사를 전면 배치해 여권 강성 지지층 표 몰이에 나섰다. 김진애 전 의원은 대표적 친문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TV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 출연한 바 있으며, 친문 성향인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에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서울 용산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며 4년 후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17번을 받았지만 당선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비례대표를 승계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김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인 4대강 사업의 저격수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