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종로구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4.15 총선 종로구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5일 제21대 총선 목표 의석으로 ‘과반(150석)’을 제시했다. 황 대표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목표 의석으로 잡은 20석을 감안할 때, 통합당 자체 지역구 의석으로만 130석을 얻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통합당과 한국당을 합쳐 과반은 얻어야 한다"며 “1차 목표는 과반”이라고 했다. 그는 ‘(목표가)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고 답했다.

황 대표의 ‘150석’ 발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17일 국회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총선에서 150석을 못 넘으면 책임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통합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이토록 목을 매는 이유는 지난해 말 이른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범여권 연합, ‘4+1 협의체’가 앞세운 과반 의석의 막강한 힘을 톡톡히 체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당시 4+1 협의체 합산 의석은 161석(더불어민주당 129석·바른미래당 당권파 13석·정의당 6석·민주평화당 4석+대안신당 9석)에 달했다. 108석의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은 과반 앞에서 무력했다.

황 대표의 ‘150석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물론 ‘통합당 시계’를 8년 전으로 돌리면 152석(19대 총선·새누리당 시절)을 확보한 화려한 역사를 들출 수 있다. 그러나 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수진영이 궤멸 직전까지 몰리고 정권까지 민주당에 넘어간 만큼, 19대 총선 결과를 이번 총선에서 재현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4년 전 20대 총선을 기준으로 보면, 당시 새누리당은 122석(지역구 105석·비례대표 17석)을 차지했다. 123석(지역구 110석·비례13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에 1당 자리를 내줬다.

통합당이 의석 과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년 전 대비 지역구 약 25석을 더 얻어야 한다. 민주당 강세인 호남과 통합당 강세인 PK·TK에서 큰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수도권 121개 지역구가 주요 승부처다.

20대 총선 당시 서울 49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은 12석, 민주당은 35석을 얻었다. 경기 60개·인천 13개 지역구에서 새누리당은 19석·4석, 민주당은 40석·7석을 각각 확보했다. 여당 대비 수도권 절대 열세(통합당 35석·민주당 82석)인 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판세를 뒤엎지 못하면 150석은 언감생심이다.

통합당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150석은 어렵고, 130~135석까지는 해볼만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황 대표 말씀대로 과반을 얻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며 “당에서는 우선 송파을(배현진)·병(김근식), 강남을(박진), 동대문을(이혜훈) 등의 탈환을 기대하는 눈치”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결과는 까봐야 알겠지만 기존 수도권 지역구 수성도 만만치 않다. 미래한국당 비례 의석까지 정말 잘됐을 때 130석을 살짝 넘기지 않겠느냐”며 “황 대표 등 지도부와 각 후보자들이 선거일까지 전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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