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 2017년 5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심상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지난 2017년 5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심상정X촛불시민과 함께하는 12시간 필리버스킹에서 심상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정의당을 향해 조언을 했다. 정의당이 비례후보 논란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후보들의 사과까지 이어지자 ‘이제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설사 작년에 정의당이 조국 임명에 반대했더라도 지지율은 바닥을 찍었을 것”이라며 “그때 맞아야 했던 폭풍을 지금 맞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층을 확산하겠다고 진보의 노선과 원칙에서 벗어나 오른 쪽으로 움직이는 전략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제라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보지식인이자 전 당원으로서 책임감을 다하는 모습이다.

앞서 정의당 청년 후보들은 당이 조국 사태 당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을 사과했다.

장혜영 정의당 청년선대본부장은 “선거제도개혁을 힘을 갖기 위해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조국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 본부장은 “정의당은 힘이 없으니까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라며 “그간 우리가 비판해온 거대양당들의 모습을 닮아간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지금의 정의당의 어려운 상황은 정치공학적 계산에서 비롯한 실수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보수를 막으려면 지역구에선 민주당을 찍어도 정당투표에선 정의당에게 표를 던지는 교차 투표층이 있었다”며 “하지만 민주당이 진영정치를 강화하면서 이 계층이 사라져 버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더 큰 질량을 가진 민주당의 중력에 끌려가 버린 것”이라며 “앞으로 진영정치는 더 심해질테니, 과거로 돌아갈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라고 제언했다.

진 전 교수는 정의당에게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

그는 “시민단체를 비롯한 과거 시민사회를 이루던 이들 다수가 어느새 민주당과 이익의 유착관계를 맺고 하위 파트너로 전락했다”라며 “비리와 부패와 특권이 존재하는 한 정의와 공정의 목소리를 내줄 누군가를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보정당이라면 유권자들이 ‘진보정당 지지자’라고 떳떳하게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줘야 한다”라며 “유권자들에게 거대 양당을 제치고 자기들을 지지할 이유를 제공해 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정의당이 찬성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탈당계를 제출했다. 당시 정의당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다 선거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후 지난 1월 심상정 대표의 지시로 탈당계가 수리되면서 정의당을 탈당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