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게임사들 줄줄이 자사주 매입… “주가 안정 목적”
2018년 증시 폭락 데자뷰… “4월 중순 접어들면 안정될 것”

하락세로 시작한 코스피가 변동을 반복하다가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변동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게임사들이 줄줄이 자사주식을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하락세로 시작한 코스피가 변동을 반복하다가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변동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게임사들이 줄줄이 자사주식을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여파가 IT업계까지 덮쳤다. 변동폭이 극심한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사들은 줄줄이 자사 주식을 매입하며 방어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이란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를 뜻한다. 자사의 주가가 시장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판단되거나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엔 게임사들도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증시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엠게임은 DB금융투자와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9월 23일까지다. 컴투스는 삼성증권과 1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경영진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는 이달 들어 3만6,000주를 먼저 매수하고 7만7,000주를 추가 매입하며 주가 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송재준 게임빌 부사장도 7,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한빛소프트는 최대주주 T3엔터테인먼트를 통해 21회에 걸쳐 64만7,974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김기영 T3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가 15만1,942주, 김유라 한빛소프트 대표이사가 1만800주를 매입했다.

박인찬 드래곤플라이 공동대표는 지난 10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총 4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17일에는 1만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조이시티는 최대주주 엔드림을 통해 1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조이시티를 이끌고 있는 조성원‧박영호 각자대표가 엔드림의 대표를 함께 맡고 있다.

이 외에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에오스레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미스터블루 자회사 블루포션게임즈는 미래에셋대우와 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한다고 공시했다. 

게임사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코스피 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며 ‘주가 폭락’을 맞자 넷마블, 엔씨소프트, 웹젠 등 대형사와 중견사를 가리지 않고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매입에 적극 나섰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게임사들의 자사주 매입 행보에 상당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를 포함해 세계 주식 시장이 빠르게 조정되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게임 등 IT 종목 변동폭을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게임사마다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점도 중기적 관점으로 주가 방향을 판단하기 난해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실적과 주가가 하락하면 올해 구상한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게임사들은 지난해 실적에서 반등 계기를 만들었던 만큼 올해는 상승세를 이어어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엠게임은 지난해말 중국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73억원, 매출은 39% 증가한 37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당기순이익은 무려 1만3,570% 올랐다. 

엠게임은 지난해 대폭 개선된 실적을 계기삼아 올해도 국내외 서비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적이 다소 개선된 컴투스와 게임빌은 유명 지식재산권(IP) 강화, IP 기반 사업 확장, 인기 IP를 기반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올해 흑자전환하고 사업지주회사로서 역할을 수행해 지속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지만 매출, 당기순이익을 개선한 한빛소프트는 올해 출시할 신작 게임들로 추가 매출 발생, 기존 사업 성장 등을 꾀하고 효율적 비용 관리로 내실을 강화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하락세로 출발했다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4월 초중순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는 기미가 보이면 안정화로 접어들 것”이라며 “자사의 가치를 보호하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주가 부양에 나서는 것은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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