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6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미래통합당 제공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6일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미래통합당 제공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선거를 총지휘하기로 했다. 김 전 대표는 26일 황교안 대표의 거듭된 요청에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 합류를 결정했다”며 “선거 대책에 관한 총괄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직무는 29일부터 시작된다. 기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통합당은 김 전 대표의 중도 외연 확장성과 선거 전문가로서의 역량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9·20대 총선에서 각각 새누리당(통합당 전신)과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견인했다.

통합당의 주요 선거 전략 중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 지적이다. 여권 승리 1등 공신인 그가 4년 뒤 정권 심판의 깃발을 든 야당 사령탑을 맡은 것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대표가 이날 서울 구기동의 김 전 대표 자택을 찾아 선대위 합류를 거듭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황 대표는 지난달과 이달 초에도 김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무산됐었다. 당시 영입 걸림돌은 통합당 일부 공천에 대한 김 전 대표의 불만과 선대위 역할·권한 범위 등에 대한 양측 이견이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통합당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시점에서 선거 지휘권을 접수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를 얻어야 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고, 김 전 대표가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공천이 마무리된 데다 총선까지 20여일 남아 김 전 대표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삼고초려’를 불사한 황 대표 등 지도부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은 중도층, 무당층의 표심을 대거 끌어오는 것”이라며 “특히 보수 열세인 수도권이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전 대표 영입에 긍정적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권심판 측면에는 어울리는 인물일 수 있지만, 정가의 또 다른 화두인 세대교체를 놓고 볼 때 연령이(만 79세) 아쉽다는 시각도 있다.

김 전 대표가 여야를 오가는 과정에서 생긴 철새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대표에 대해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분 아닌가”라며 "다음 선거 땐 어느 당으로 나오실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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