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81억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에 대한 지적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81억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에 대한 지적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재벌 총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하며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경영자로서의 성실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인 이사회 출석률은 민망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181억 받은 신동빈 회장, 이사회 출석률은 ‘평균 21%’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총 181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재벌 총수 중 가장 많은 보수에 해당한다. 5대그룹 회장 중에서도 최고 금액이다. 재계 서열 1위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무보수’로 재직중이다. 

앞서 2017년에도 신동빈 회장은 재벌 총수 ‘연봉킹’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보수 총액은 152억원이었다. 하지만 2018년엔 뇌물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경영공백을 빚으면서 연봉이 78억1,700만원으로 급감했었다. 그리고 지난해 온전히 경영에 복귀하면서 다시 ‘연봉킹’ 자리를 탈환하게 된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의 이 같은 연봉은 모두 7개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롯데케미칼이 41억1,3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호텔롯데가 33억3,000만원, 롯데건설이 25억7,1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또한 롯데쇼핑이 22억1,400만원, 롯데제과가 21억7,800만원, 롯데지주가 20억7,200만원, 롯데칠성음료가 16억9,400만원의 보수를 신동빈 회장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이들 계열사에서 신동빈 회장이 기록한 이사회 출석률은 민망한 수준이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롯데케미칼에서는 총 16차례 열린 이사회 중 3번만 참석해 19%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호텔롯데에서는 14차례 이사회 중 2번 참석해 14%를 기록했고, 롯데건설에서는 10차례 이사회 중 1번만 참석해 10%의 출석률을 남겼다.

또 롯데쇼핑에서는 13차례 이사회 중 3번 참석해 23%, 롯데제과에서는 10차례 이사회 중 4번 참석해 40%, 롯데지주에서는 13차례 이사회 중 4번 참석해 31%, 롯데칠성음료에서는 8차례 이사회 중 딱 1번 참석해 13%의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해보면, 신동빈 회장의 7개 계열사 이사회 평균 출석률은 21%다. 7개 계열사에서 총 84차례 열린 이사회 중 참석한 것은 18번뿐이었다.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참석은 경영진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사회 출석률은 이사의 성실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국민연금은 사내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으며 한일 통합경영, 해외 출장, 재계 일정 등으로 인해 이사회 참석이 어려운 경우 사안에 따라 컨퍼런스콜, 전후 보고 또는 승인 절차를 통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교대상으로 제시한 2018년은 실형 선고에 따른 구속 수감으로 이사회 참석이 불가능한 기간이 상당했다. 무엇보다 전후 보고 또는 승인의 경우 재벌 총수에 대한 특혜이자 비정상적인 경영활동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이사회에 정상적으로 참석하지 않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명백한 의무 해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일부 계열사 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지난해 말 호텔롯데 대표이사 및 롯데쇼핑,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재계에서는 과다겸직 및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과 관련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신동빈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이제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롯데제과 등 3곳이다. 겸직이 줄어든 만큼 이사회 출석률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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