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매각설을 잠재웠던 두산건설이 재차 매각설에 휩싸였다./두산건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매각설을 잠재웠던 두산건설이 재차 매각설에 휩싸였다./두산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두산건설 매각설이 또 다시 불거졌다. 모회사인 두산중공업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나섰지만, 매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만큼 두산그룹 차원의 특단의 자구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산건설 매각설은 무게가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에 나섰다는 얘기가 번지고 있다.

발단은 일부 언론이 투자은행(IB) 업계발(發) 두산건설 매각설을 보도하면서부터다. ‘인베스트 조선’에 따르면 최근 외국계 금융사 BDA파트너스를 통해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 안내서가 배포됐고, 투자의사를 묻는 작업이 진행됐다. 투자안내서는 이달 23일 작성됐으며, 거래에는 ‘에드몬드 프로젝트(Project Edmond)’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BDA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두산건설이 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를 미국 GE에 매각할 당시에도 매각주관사를 맡은 곳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건설 매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구안은 채권단 등과 협의해 제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사정이 좋지 않은 두산중공업이 최근 국책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은 만큼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은 극심한 적자와 수주 물량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5년 1조7,509억원의 순손실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 1,0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는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실적 개선은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수주 상황도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신규 수주액 추정치는 4조1,800억원이다. 2016년 9조534억원을 수주한 것과 대비해 크게 부진한 수주 실적이다. 수주잔고 또한 지난해 말 기준 14조2,000억원으로 2016년 17조9,283억원 대비 20% 가량 줄었다.

경영 악화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만 45세 이상 기술직 및 사무직 2,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휴업 또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쯤되면서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 규모의 대출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의 대주주 ㈜두산은 보유한 두산중공업 주식과 부동산 신탁수익권 등을 담보로 내놓았다. 박정원 회장 등 오너일가 또한 보유한 ㈜두산 지분 360만주 가량을 담보로 내놓았다.

채권단의 지원은 두산건설 매각설이 제기된 배경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수혈하는 과정에서 두산건설 매각 등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보다 강력한 자구안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또한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그간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와 차입금 상환대금 지원 등이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것도 두산건설 매각설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여기에 두산그룹 차원에서의 결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건설 매각 등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안을 채권단 측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주주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고강도 자구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두산건설 매각과 채권단 자구안 제출 등에 있어 그룹 차원에서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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