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구 동성제약 대표가 실적 악화와 잇단 구설로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동성제약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가 실적 악화와 잇단 구설로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동성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양구 동성제약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회사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 최근엔 때아닌 ‘채용 갑질’ 논란까지 불거져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이양구 대표는 창업자이자 부친인 고(故) 이선규 회장의 뒤를 이어 200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1957년 설립된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유명한 곳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실적 악화와 구설이 이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동성제약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엔 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2018년 12월에는 리베이트 의혹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압수수색을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불미스런 구설로 이름을 올려 이 대표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최근 불거진 ‘채용 갑질’ 논란으로 한바탕 진땀을 빼고 있다. 논란은 최근 동성제약 영업사원 연수교육에 참가했던 한 사람이 인터넷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불거졌다. 

글을 올린 A씨는 “동성제약 영업부 최종 합격을 하고 3주간 합숙 생활을 했다”며 “10명이 화장실 하나를 쓰고 숙소는 회사에서 1시간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등 열악한 생활을 버텨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A씨는 회사가 별도의 공지도 없이 교육 연수생 중 일부를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교육 마지막 날 갑자기 동기 10명 중 3명을 지금까지 봤던 시험 성적으로 떨어뜨리겠다고 하고 이름을 호명한 뒤 탈락시켰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그렇게 한 적이 없고, (회사 측에서) 시험 성적을 공지하거나, 성적으로 떨어뜨리겠다는 얘기를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연수생들은 교육 마지막 날 염색약 회사라고 염색도 강제로 시켜 머리를 갈색으로 물들이기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성제약이 영업사원 최종 면접에 합격한 교육 연수생 중 일부에 대해 사전 공지 없이 탈락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온라인 카페 칼무리

이 같은 게시글이 올라오자 온라인상에선 “채용 갑질이 아니냐”는 비판 반응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을 때, 집단 합숙을 진행한 것도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동성제약 측은 “사전에 인사팀이 연수 교육 중 탈락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구두 상 공지를 했다”고 반박했다. 채용 공고 등을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선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이후 동성제약의 해명에 대해 반박했다. A씨는 지난달 30일 “불합격 규정에 대해 설명을 했다는 데, 연수기간 동안 10번 정도의 시험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성적을 공지하지 않았다”며 “불합격 규정에 대해서도 공지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영업부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려면, 매출 실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소아과는 12시 이후, 2시 이후에 가야 한다(O, X) 등의 유치한 수준의 문제를 내놓고 뭘 평가했는지 모르겠다”는 덧붙였다.  

A씨는 “취업포털 채용 정보에 ‘교육생 때 시험성적으로 탈락시킬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줬어야 했다”며 “한창 취업할 시간에 3주 동안 합숙시켜놓고 마지막에 불합격 할 것 같으면 지원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실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합숙까지 진행한 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동성제약 측은 “이동 과정의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해 합숙을 진행했지만 합숙 운영 과정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다만 교육기간 중 불합격 공지 여부에 대해선 “인사팀이 구두상 공지를 했다”는 기존 입장만을 유지했다. 아울러 염색 강제 여부에 대해선 “일종의 체험교육을 진행했을 뿐 염색을 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동성제약 측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채용 시스템 개선 여부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취업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잔뜩 얼어붙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불거진 논란은 취업생들의 마음을 더 심란케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성제약 역시 이번 논란으로 적잖은 이미지 실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수장인 이양구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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