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 최초제보자인 김상교 씨가 지난 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의 범중도·보수통합에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버닝썬 사건 최초제보자인 김상교 씨가 지난 2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의 범중도·보수통합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의당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버닝썬’ 사건의 최초 제보자이자 미래통합당 n번방 태스크포스(TF) 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김상교씨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성범죄 관련 제보를 묵살했다고 주장하면서다.

그간 n번방 처벌에 목소리를 높여왔던 정의당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김씨와 통합당에 대한 법적 다툼도 불사하겠다고 밝히며 양당의 진실공방으로 확전되는 분위기다.

김씨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통합당 n번방 피해 종합대책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버닝썬 사태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약물을 이용한 강간 범죄, 성 착취 범죄, 다크웹에서 유통되는 반인륜적인 영상 거래 등을 문재인 정부의 주요 기관과 여당인 민주당에 알려온 지 1년여 시간이 지났다”며 “2018년 12월부터 경찰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등에 마약성 범죄 제보를 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철저하게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의당 역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정의당 지도부의 의원실과 지난해 3월 11일에 만나 성범죄를 미리 알렸지만 외면했다”며 “자신들이 한 짓은 기억도 못 한 채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통합당을 공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그간 n번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 해결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선거 국면에 접어든 이후로는 줄곧 n번방 사태 해결에 앞장서는 정당으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6일에도 정의당은 광화문에서 n번방 처벌을 위한 1시간 침묵 선거운동을 진행하며 ‘선거 전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의 주장이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정의당은 이를 즉각 진화하고 나섰다. 발언이 보도되자 정의당은 즉각 김씨와 해당 보좌관의 카카오톡 내용 등을 공개하며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작년 김씨가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의 보좌관을 찾아와 요청했던 것은 검거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등 인권유린에 대해 도움을 달라는 것 뿐”이라며 “이후 김씨가 도움을 받아 감사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김씨가 보좌관을 방문한 구체적인 일지도 공개했다. 정의당은 김씨가 윤소하 의원과 지난해 3월 8일 당시 김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폭행 및 인권유린이 벌어진 일에 대해 면담했다고 전했다. 이후 보좌관을 통해 경찰청과 인권위에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다룰 것을 촉구했고, 같은 해 3월 19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은 이후로는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변인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싶어 허무맹랑한 주장을 떠벌리는 과대망상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주장”이라며 “김 씨의 허무맹랑한 발언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법적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해명을 통해 논란 진화에 힘을 쏟는 한편, 공세 화살을 통합당에게 겨눴다. 정의당을 향한 악의적 음해의 책임이 통합당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정 대변인은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검증도 없이 마음대로 허위사실을 주장케 한 통합당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혹여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n번방 망언에 대한 비난을 모면하고자 물타기 하는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윤소하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성범죄 방지법을 묵살하는 등 미투 법안을 번번이 좌초시킨 주범이 통합당이라는 점은 국민도 아는 사실”이라며 “허물을 가리려 갖은 음해에 안간힘을 쓸 시간이 있다면 지금 당장 n번방 방지·처벌법에 협조부터 하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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