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R&D 투자 비용·매출 대비 비중 최고… 30여개 신약 개발·개량 중

/픽사베이
제약업계가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 악재로 인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불경기를 타개할 방도로 ‘연구개발(R&D)’을 꼽고 있다. 

7일 국내 10대 제약사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매출 및 영업이익, R&D 비용 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제약사가 전년 대비 R&D 투자를 늘렸다.

지난 1년간 국내 10대 제약사가 R&D에 투자한 총 비용은 9,793억원이다. 이들의 총 매출 9조7,203억원 대비 약 10.1% 수준이다.

국내 제약사 중 R&D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조1,137억원 매출을 올려 업계 4위를 기록했으며, 연매출의 18.8%에 달하는 2,09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한미약품의 R&D 투자는 금액 부분에서만이 아니라 매출 대비 비중에서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15종 △합성신약 12종 △개량·복합신약 10종 등 총 37개 신약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 및 계획 중이다.

대표적으로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라는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바이오신약)와 에페글레나타이드, 오락솔 등이 있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한 제품으로, 지난 2012년 1월 지속형 바이오신약 개발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를 적용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 및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약품은 지난 2015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특별시험계획평가(SPA)를 거쳐 당국으로부터 임상3상 수행계획에 대해 최종 동의를 받았다. 이후 2016년 1월 임상3상을 진행해 2018년 4분기 글로벌 임상3상을 완료하고 현재 허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 제갈민 기자
다수의 제약사가 연매출 대비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매출의 18.8%에 달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 제갈민 기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 한 당뇨치료제인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경구용 항암신약으로 알려진 한미약품의 오락솔은 미국 FDA 및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혈관육종, 연조직육종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지난해에는 파트너사인 아테넥스가 글로벌 임상3상이 1차유효성평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순환기용 치료제) 로수젯·아모잘탄플러스·아모잘탄큐 등 신약을 개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한미약품 다음으로는 GC녹십자·대웅제약·종근당·유한양행 등 순으로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R&D에 투자했다. 특히 GC녹십자와 대웅제약, 종근당 3사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연매출 대비 10.4%∼14.0%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투자했다. 이 중에서도 종근당은 R&D에 2017년 990억원에서 2018년 1,150억원, 2019년 1,320억원을 투자해 2년 사이 R&D 투자 금액을 약 33% 증대시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R&D 투자를 통해 자체 신약 개발에 몰두하면 초기에는 영업이익이 저조할 수 있으나 개발을 이어오던 신약이 임상을 마치고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으면 이후에는 매출 증대 및 영업이익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다수의 제약사들이 R&D에 투자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연매출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적자(–14억원)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일동제약은 R&D에 574억원(매출 대비 11.1%)을 투자해 일부 제약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