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8일 SK텔레콤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등이 공동연구를 통해 고성능 서버(데이터센터 등),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에 적용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기반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AI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기술 자립을 위한 발판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8일 SK텔레콤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등이 공동연구를 통해 고성능 서버(데이터센터 등),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에 적용 가능한 신경망처리장치(NPU)기반의 AI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연구를 통해 AI 인프라·제품 적용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AI 반도체란 AI기반 응용 서비스가 필요로 하는 연산을 높은 성능과 전력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인간의 뇌처럼 대규모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복잡한 상황 인식, 학습·추론 등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능형 서비스에 최적화됐다. 

AI 반도체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을 넘어 전문적 설계역량과 지식재산(IP) 중심의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아직까지 지배적 강자가 없는 초기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딥러닝 등 AI 기술혁신은 컴퓨팅 파워의 발전이 뒷받침해 왔다”며 “AI기술의 반전과 산업 확산에 따라 AI실행에 최적화된 고성능·저전력 AI 반도체가 미래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차세대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 대기업·중소기업과 ETRI 등이 참여하는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를 통해 고성능 서버와 모바일·IoT 디바이스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을 목표로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AI 반도체의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번 연구를 통해 SK텔레콤과 ETRI는 AI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에 활용 가능한 AI 반도체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AI 연산에 활용되는 반도체(CPU, GPU 등)는 전력 소모량이 크고 반도체 칩(Chip)의 크기가 커서 효율적인 생산·활용에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전력 소모 및 제작 비용 등 실용성을 고려해 칩의 크기를 최소화했다. 또한 AI 연산에 최적화된 설계 기술을 적용해 높은 연산능력과 전력효율을 구현했다.

이 기술들을 활용해 제작된 AI 반도체는 1초당 40조번(40TFLO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고 15~40W 수준의 낮은 전력이 소모된다. 연구진은 이 AI 반도체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될 시 전력효율이 10배 이상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AI 반도체를 올해 하반기부터 실제 환경에 적용하는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으로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적용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서버용에 이용가능한 AI 반도체. 연구진은 전력 소모 및 제작 비용 등 실용성을 고려해 칩의 크기를 최소화해 반도체 크기가 500원짜리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울러 ETRI와 전자부품연구원(KETI), 팹리스 기업 등의 협력을 통해 ‘시각지능 AI 반도체’도 개발됐다. 시각지능 AI 반도체는 사람의 시각처럼 객체를 인식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을 가진 반도체로 지능형 CCTV, 드론 등에 적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낮은 전력에서도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효율의 설계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IoT 디바이스가 사람 수준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소형 칩 개발에 성공했다. 해당 AI 반도체도 올해 하반기부터 영상 감시·정찰 분야 등 AI 기반 지능형 디바이스 제품화와 연계한 실증과 사업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최기영 장관은 “AI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AI 시대에 ‘IC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기반”이라며 “독자적인 AI 반도체 개발은 국내 AI·데이터 생태계 혁신을 위한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발전 전략’을 수립하여 AI 반도체를 미래 혁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적 설계, 저전력 신소자 등 AI 반도체 핵심기술 투자를 금년 본격화하고, 기억·연산을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 기술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연구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연구 성과물의 기술 이전, 원천 소프트웨어 배포 등을 통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가입, 국내 산·학·연 협력 등을 통해 우리 기술의 국제 표준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와 산업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에 총 1조96억원을 투자한다. 특히 AI 반도체 설계 및 신소재 기술개발에는 오는 2029년까지 4,48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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