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광진구 자양사거리에 이번 4·15 총선에서 광진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호영 기자
8일 광진구 자양사거리에 이번 4·15 총선에서 광진을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호영 기자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에서 주요 격전지로 손꼽히는 서울 광진을의 새 얼굴은 누가 될 것인지 지역주민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광진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의원의 법무부 장관 입각으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이다. 추 장관이 5선을 한 광진을은 민주당의 대표 텃밭으로 여겨진다. 반면 미래통합당에게는 험지 중 험지다. 1996년 이후 치른 여섯 차례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여년 간 지역구를 다진 추 장관의 다음 얼굴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정치 신인’ 고민정 후보를 냈다. 미래통합당이 재선 서울시장·국회의원(16대)을 지낸 관록의 오세훈 후보를 맞대결 카드로 내면서 빅매치가 성사됐다.

광진을 지역구는 구의1·3동, 자양1·2·3·4동, 화양동이다. 고 후보와 오 후보 외 미래당 오태양 후보, 국민혁명배당금당 허정연 후보가 출마했다.

4·15 총선까지 일주일 앞둔 8일, <시사위크>는 광진을 지역구 일대를 둘러보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본지가 만난 주민들은 주로 고민정·오세훈 후보에 초점을 맞춰 답변했다. 주민들은 고 후보에 대해서는 ‘신선함’과 ‘청렴한 이미지’ 등을, 오 후보에 대해서는 ‘시정 경험’과 ‘신뢰감’ 등을 강조했다.

이날 광진문화재단 앞 벤치에 앉아 남편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50대 후반 여성 장모씨는 “고민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 이유로는 “젊고 신선해보이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청렴한 의원이 돼 광진구 발전에 애써주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건대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20대 여성도 고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고 후보의 남편이 희귀병인 것을 알면서도 결혼했다고 들었다. 강단이 있어보이고 믿음이 간다”며 “희귀병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좋은 법안을 많이 만들어주는 정치인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고 후보의 남편 조기영 시인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고 후보 개인 역량과 소속 정당인 민주당, 추미애 장관 등의 조력이 기대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구의역 인근에서 만난 한 50대 남성은 “통합당보다는 민주당에 대한 신뢰가 크다”며 "고 후보가 대변인 시절 언론과 유튜브, 방송 등에 보여진 모습을 보면 깨끗한 정치인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당선되면 추미애 장관도 도움을 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고 후보의 정치인으로서의 경험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건대 스타시티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20대 남성은 “민주당 지지자”라고 소개하면서도 “당을 빼놓고 후보만 보면 솔직히 정치 능력 면에서 오세훈 후보가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고민정 후보가 더 경험을 쌓았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광진구 건대입구역 사거리에 고민정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호영 기자
광진구 건대입구역 사거리에 고민정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호영 기자

오세훈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그의 서울시장 경력을 높이 샀다.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가진 데다 시정 경험이 있는 만큼 광진구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구의동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서울시장 경험이 있는 정치인과 신인(고민정 후보)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니겠느냐”며 “광진구 발전을 위해 역량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당연하다”며 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과거 오 후보가 시장일 때 무상급식을 한다고 해서 직을 걸었는데 (주민투표 개표 무산으로) 어찌됐든 승복하고 사퇴하지 않았느냐”며 “약속을 지키는 이미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에 대한 비판의식에서 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주민도 있었다.

자양동에서 휴대폰케이스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30대 청년은 “오세훈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그는 “이유는 하나다”라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졌다. 문재인 정부 전이 더 나았다. 민주당 후보를 찍고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광진을에 출마하는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주민도 있었다. 건대입구역 근처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며 “후보들을 잘 알지 못하고 알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고 했다.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인가’라고 묻자 그는 “투표를 한다고 해서 무엇이 바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투표를 아예 안 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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