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관악구 정태호 관악을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관악구 정태호 관악을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 총선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막말 파동’으로 휘청거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연일 ‘장밋빛 낙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중국인 입국 금지 문제와 관련해 중국 눈치보기 논란, 마스크 대란 등 정부의 부실 대응이 질타를 받으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총선 패배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고 야당이 제기한 정권심판론 바람도 약화되자 총선 승리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주요 선거구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체로 민주당 후보들이 통합당 후보에 비해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 지도부는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승기를 잡았다”라고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또 당초 민주당이 목표로 삼았던 지역구 의석수 130석을 넘어선 ‘130석+α(알파)’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9일 오전 정태호(관악을)·유기홍(관악갑) 후보를 차례로 만나 “이번에 민주당이 제1당이 되고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국회 의석) 과반을 넘겨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승기를 잡았다”며 “전반적으로 민주당이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과반을 못 넘기면서 야당 세력에 발목이 잡혀 뭐 하나 처리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제 그런 것을 다 떨쳐버리고 다수 여당이 돼서 개혁과제를 하나씩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는 “우리가 무조건 제1당이 돼야 정권 재창출이 된다”면서 “지역구는 아직 박빙인 지역이 많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면 130석 이상 이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더불어시민당 비례 의석만 17석이 넘으면 제1당은 틀림없고 어쩌면 16년 만(2004년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152석 확보)에 과반을 넘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우리가 원래 목표했던 (지역구) 130석은 무난히 확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지난 8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역구에서 ‘130석+α’를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현안점검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역구 의석은) 130석 플러스 알파 정도로 얘기하고 있다. 사무총장의 판단”이라며 “수도권 쪽으로의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때 이른 ‘축배’가 오만으로 비춰지면서 부동층에 반감을 심어줘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막판 돌발 변수로 판세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총선에서 최대한 몸을 낮추는 ‘겸손 모드’로 대응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시사위크> 통화에서 “선거에서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해야 국민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인지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승기를 잡았고 150석도 넘을 것 같다고 하면 국민들은 오만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부동층에게는 반감을 줄 수 있고 견제 심리가 더 발동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적극적 지지층은 투표장에 나가겠지만 약간 호감 정도만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은 ‘내가 투표를 안해도 이기겠네’라고 생각하고 투표를 안할 수가 있다”며 “선거 때는 지지층을 투표장에 최대한 많이 나가게 해야 하는데 승기를 잡았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역대 선거를 봐서도 좋은 캠페인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밴드왜건’ 효과(당선 유력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것)와 ‘언더독’ 효과(열세 후보에게 동정표가 몰리는 것) 측면에서 봤을 때 민주당의 낙관론이 막판에 승기를 굳힐 수 있는 주효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승기를 잡았고 쐐기를 박는 일만 남았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고 있는데, 민주당은 지금 상황에서는 전통적 지지층 표를 다지고 중도층이 따라오게 하는 ‘밴드왜건’ 효과를 노리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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