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독일차 브랜드와 일본차 브랜드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준수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독일차 브랜드와 일본차 브랜드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 경제·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차업계의 표정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회원사들의 1분기 총 판매실적은 5만4,669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2,161대에 비해 4.8% 증가한 수치다.

판매실적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먼저, 지난해 상반기에는 인증 등의 문제로 주요 수입차브랜드의 판매실적이 다소 감소한 바 있다. 또 쉐보레 브랜드가 지난해 11월부터 새롭게 협회 회원사로 가입했다. 쉐보레는 1분기 3,81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이를 제외할 경우 1분기 수입차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다.

이 같은 배경들이 작용했지만,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에 맞서 선방한 것 또한 사실이다. 주요 오프라인 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은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각 브랜드의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독일차 브랜드가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일본차 브랜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악재로 신음하고 있는 모양새다.

수입차업계의 ‘맏형’ 메르세데스-벤츠는 1분기 1만5,400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2% 증가한 수치다. 뒤를 이은 것은 역시 BMW다. 1만1,13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5% 증가한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또한 각각 2,449대, 3,535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는 나란히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54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던 인피니티는 올해 1분기 103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며 81.2%나 감소했다. 혼다도 2,938대였던 지난해 1분기 판매실적이 올해는 923대로 68.6% 줄어들었다. 그밖에도 렉서스 66.7%, 토요타 52.6%, 닛산 43.3%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대부분의 판매실적이 절반가량 사라졌다.

5개 일본차 브랜드의 올해 1분기 총 판매실적은 4,377대다. 지난해 1분기 1만1,585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60.7% 감소했다.

이러한 일본차 브랜드 부진의 원인은 한일관계 악화가 꼽힌다. 일본차 브랜드는 지난해 하반기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가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한일관계는 또 다시 싸늘한 기류에 휩싸였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조치를 내리고 이를 강화하면서 양국관계가 얼어붙은 것이다. 이는 올해 판매실적 회복을 다짐하고 마케팅 강화를 계획하고 있던 일본차 브랜드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수입차 판매실적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지난해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이 아직 크게 작용하지 않은 점도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장기화될 경우 해외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여파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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