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왼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당 강태웅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해찬(왼쪽 네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당 강태웅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4‧15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막판 돌발 변수로 인한 표 이탈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막말 파동’으로 휘청거리고 있고 전체적인 판세에서 통합당에 우위를 선점했다고 민주당은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 공격 빌미를 줄 수 있는 내부 잡음이 표출되면서 대세 흐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집안 단속’에서 허점을 보일 경우, 이슈에 민감한 중도‧부동층 이탈을 초래해 다잡은 승기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전망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막말 논란, 김남국 경기 안산단원을 후보의 여성 비하 팟캐스트 출연, 정봉주 전 의원 욕설 논란, 노인 폄훼 논란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막말 파동’으로 수세에 몰린 통합당은 열세 국면을 반전시키기 위해 이들 ‘이슈’를 적극 활용해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

◇ 유시민의 ‘범진보 180석 전망’ 서둘러 진화

민주당은 13일 여권 인사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전망’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압승론이 민주당 견제론을 부추기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최근 ‘유시민의 알릴레오’ 유튜브 방송에서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범진보 진영의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4년 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통합당)이 ‘180석 확보’ 운운하다 총선 패배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일을 떠올리게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강태웅 후보사무소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오늘 내일이 중요한데, 선거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은 보통 3일 전”이라며 “선거는 마지막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며 압승론을 경계했다.

시민당 최배근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이사장이 다른 분야에 비해 선거 전망에 대해선 맞힌 적이 거의 없다”며 “국민의 표심은 누구도 모른다, 뚜껑을 열기까지는. 저는 사실 과반 의석만 달성해도 국민에게 감사드린다는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통합당은 여권에서 ‘180석’ 전망이 나오자 곧바로 ‘견제론’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100석)도 위태롭다”며 “여당이 지금 얘기하는 180석 수준으로 국회를 일방적·독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의석을 저지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 통합당, 막말 역공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통합당에 대해 “쓰레기 정당”이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막말 논란’이 제기됐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 12일 경기 시흥 지역 지원 유세에서 통합당을 향해 “국민에게 고통으로 다가오는 정당, 쓰레기 같은 정당, 쓰레기 같은 정치인”이라며 “저런 쓰레기들을 국민 여러분이 4월15일에 심판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막말 파동’으로 수세에 몰린 통합당은 민주당에도 ‘막말 프레임’을 씌워 공격을 가했다. 통합당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여권의 ‘180석 오만’으로부터 시작된 ‘막말 퍼레이드’”라며 “이해찬 대표의 ‘천박’, ‘저열’, ‘토착왜구’ 발언과 윤호중 사무총장의 ‘돈키호테’, ‘애마’ 비유, 백원우 전 비서관의 ‘쓰레기’ 등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백 전 비서관을 비롯한 함량미달의 인사가 여권이 주장하는 총선압승의 주체로 자리매김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품격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맹공했다.

◇ 김남국의 ‘성 비하’ 팟캐스트 논란

민주당 김남국 경기 안산 단원을 후보를 둘러싸고는 ‘성 비하’ 팟캐스트 논란이 불거졌다. 통합당 박순자 안산 단원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국 후보가 성적 비하 등 음담패설이 오가는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했다며 김 후보 사퇴와 민주당의 사죄를 촉구했다.

박 후보는 “김 후보는 진행자들의 성 비하 발언을 함께 웃고 즐기다가 ‘저도 저 정도면 바로 한 달 뒤에 결혼을 결심할 수 있다’고 여성의 몸과 성에 관한 품평에 참여했다”며 “n번방 사건 관련 법안을 준비하던 중 김 후보의 이러한 표리부동 행각 제보를 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인 네거티브 공세”라며 “다른 진행자들이 언급한 내용을 마치 내가 동조했던 것처럼 박 후보가 공격했지만 실상 그렇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를 억지로 엮어보려는 시도가 박 후보의 기자회견문에서도 오히려 잘 드러난다”면서도 “방송 내용 중 일부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관련 논란에 대해 “김 후보가 제일 잘 아니까 설명이든 해명이든 할 것”이라며 “아직은 관련 내용을 잘 모른다. 살펴봐야 하겠다”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3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정정순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3일 충북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정정순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뉴시스

◇ 정봉주 욕설 논란 “매우 부적절” 선긋기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인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욕설을 해 논란이 됐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2일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해 “더불어시민당을 찍어달라는 것은 이해했다”면서 “당신들이 이번 선거기간 중 저에 대해 모략하고 음해하고 저를 시정잡배 개쓰레기로 취급하고 공식적으로 당신들 입으로 뱉어냈다”고 비난했다. 또 정 전 의원은 비난 댓글을 다는 네티즌들에게는 “네거티브할 시간에 집에 가서 자라, 이 개XX들아”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13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비판이 일자 “어제 우리 후보들 지지를 호소하다가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며 “방송을 보신 분들과 열린민주당 지지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욕설 논란이 야당의 ‘막말 프레임’ 역공에 묶여 ‘불똥’이 튈 새라 즉각 차단에 나섰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은 현안 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타 당 지도부를 향해 거듭 욕설을 내뱉고, 댓글을 단 유권자에게까지 심한 말을 한 것은 공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지위와 품위에 맞지 않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개인적인 감정을 거침없이 쏟아내기에 정봉주 전 의원이 앉은 공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는 너무도 크다”고 비판했다.

◇ 김한규의 ‘노인 폄훼 논란’

이와 함께 민주당 김한규 서울 강남병 후보 캠프 SNS 단체 오픈대화방에는 “부모님이나 어르신들이 2번 후보에게 마음이 있다면 투표를 안 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밤 올라온 이 같은 글에는 “코로나가 매우 위험하니 밀폐된 공간인 투표장에 절대 가지 마세요”, “건강은 내일이 없지만, 투표는 다음에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지금은 집에 안전하게 계세요” 등의 설득 방법도 소개됐다.

통합당 정원석 선대위 상근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노인 폄훼 민주당답게 이번에는 강남병 김한규 후보가 나섰다. ‘60대,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아요’ 라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과거 정동영에 이어 김한규 후보가 제2 정동영으로 자리매김할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 측의 행태는 사실상 ‘노인은 투표할 필요가 없다’는 민주당의 고질적인 세대 폄하 인식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노인 폄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함량 미달의 김 후보를 당장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캠프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카톡방은 지지자들만이 아니라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오픈 채팅방”이라며 “해당 글을 쓴 사람은 공식 선거운동원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게시물 작성자의 행위를 중지시켰고 모든 메시지의 삭제 및 중지를 요청했다”며 “캠프의 공식 의견이 아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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