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마련된 이혜훈 서울 동대문구을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마련된 이혜훈 서울 동대문구을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 결과가 확정된 16일 미래통합당 소속 안철수계·유승민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보수통합 과정에서 통합당에 합류한 안철수계 인사들은 원내·외 구분 없이 사실상 전멸한 반면, 유승민계 인사들은 일부 생환에 성공했다.

거대 양당으로 표심이 총결집한 이번 총선에선 103석을 얻은 통합당이 180석을 거머쥔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다. 통합당 소속으로 각 지역구에 도전한 안철수계·유승민계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안철수계 비례대표 김삼화(서울 중랑갑)·김수민(충북 청주청원)·김중로(세종갑)·이동섭(서울 노원을) 등 4명 의원 전원은 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대전 유성을 출마를 노렸던 신용현 의원은 이중당적 문제로 공천 배제돼 본선에서 뛰지 못했다.

원외 안철수계 인사도 무력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후보, 김철근 서울 강서병 후보, 문병호 서울 영등포갑 후보도 분루를 삼켰다.

통합당 내 안철수계는 전멸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한 이태규·권은희 의원은 턱걸이로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됐다. 두 의원은 각각 국민의당 비례 2번과 3번을 받은 바 있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3석을 확보했다.

유승민계의 사정은 안철수계에 비해 나은 편이지만 역시 악전고투 속 비보가 잇따랐다.

유 의원과 새누리당 시절부터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통합당까지 정치 험로를 함께 걸어 온 7명 의원 중 지역구 공천을 받은 의원은 오신환(서울 관악을)·이혜훈(서울 동대문을)·유의동(경기 평택을)·지상욱(서울 중성동을)·하태경(부산 해운대갑) 등 5명이다. 

그러나 당선에 성공한 유의동·하태경 의원 외 오신환·이혜훈·지상욱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서울 노원병에서만 3번째 도전한 이준석 후보도 민주당 김성환 후보를 맞아 선전했지만 석패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그밖에 새보수당 청년대표 출신 김용태(경기 광명을) 후보와 유 의원이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진수희(서울 중성동갑) 후보도 낙선했다.

새보수당 시절 유 의원이 공들여 영입한 김웅 서울 송파갑 후보, 자신의 과거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출마한 강대식 후보의 당선은 긍정적 성과다. 그밖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류성걸(대구 동갑)·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도 당선됐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황교안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는 등 당이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유 의원이 당 전면에 나서 무너진 당 재건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선택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들겠다”며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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