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지난 16일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총선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지난 16일 당선을 확정지은 뒤 지지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향후 통합당 복당 절차를 밟고 2022년 대선 행보를 위한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전 대표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로서는 (대권 도전이) 마지막 꿈”이라며 “수성을에 굳이 출마한 것도 2022년도를 향한 마지막 꿈이고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비 통합당 의석 부족으로 대권의 길이 험난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홍 전 대표는 “97년도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83석으로 대통령이 됐다. 의석수는 대선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다”라며 “대선은 정치 지형이 또 바뀐다”고 응수했다.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은 103석,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을 확보했다.

홍 전 대표는 당초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탈당했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일 직전까지도 탈당하지 않고 당의 전향적인 공천 재논의를 거듭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을 결행했다.

홍 전 대표는 복당을 기정사실로 판단하고 있다. 그는 “(통합당은) 내가 25년 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던 당”이라며 “당을 떠나지 않기 위해 양산으로 지역구까지 옮겨 타협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뜨내기들이 들어와 당 안방을 차지하고 주인을 내쫓으려고 하지 않았느냐. 또 주인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총선 전 황교안 전 대표는 낙천된 사람들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영구 복당 불허’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통합당은 총선 참패 후 황교안 전 대표가 자진사퇴하는 등 지도부 공백기를 맞이한 상태다.

복당이 당장 쉽사리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당이 풍랑에 휩쓸려 모든 힘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낙천 후 무소속 출마자에 대한 복당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전 대표가 복당한 뒤 통합당 내 영향력 행사를 위한 당권 장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홍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여부는 통합당 당헌 개정에 달려 있다.

현재 통합당 당헌은 대선 18개월 전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음 대선이 2022년 3월 치러지는 만큼, 18개월 전인 올 9월 이후 대권주자는 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중앙선대위 해단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8월 말 전당대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통합당 당권·대권 분리조항만 없다면 대권주자에게 당 대표는 최고 중요한 자리”라고 전했다.

현재 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앞둔 혼란한 상황이다. 하루하루 당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만큼 홍 전 대표는 잠시 대구에서 숨을 고르며 당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홍 전 대표는 당장 서울에 올라올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에 따르면, 홍 전 대표는 다음주(20~24일) 중 대구 지역언론 인터뷰 일정이 잡혀있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합당 비대위 체제가 어떻게 갈지 지켜보고 이후 상황에 맞춰서 향후 행보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이 비대위를 꾸린 뒤 당이 어느정도 진정되면 구체적 대권 로드맵을 구상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에 깃발을 꽂은 배현진 당선인의 조력 여부도 관심 포인트다. MBC 앵커 출신인 배 당선인은 홍 전 대표의 주요 영입인재로 손꼽히며 홍 전 대표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 제작을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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