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수성구을에 당선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오거리에서 수성구을에 당선된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전권을 요구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당을 얕보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홍 전 대표는 22일 저녁 페이스북에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럴 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닌가”라며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전날(22일) 20대 국회의원과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142명 중 140명에게 당의 진로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반이 ‘김종인 비대위’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대위 기간에 대해 “(2022년) 대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준비까지는 해줘야 된다”면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권한에 대해서는 “비대위원장은 지금 현 대표의 권한을 갖는 것으로 전권이라는 얘기 자체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사실상 비대위원장 수락 조건으로 ‘무기한 전권’을 요구한 셈이다.

앞서 홍 전 대표는 당선 직후인 17일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우리 내부에는 비대위원장 감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김 전 위원장을 추천했다. 그는 “그 분은 카리스마와 오랜 정치 경력, 민주당과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 본 경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비대위 체제로 일단 당을 수습하고 그 다음에 전당대회 절차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했다. 당헌당규상 통합당 전당대회는 8월 말 예정이다. 2년 뒤 대선 준비까지 바라보는 김 전 위원장과 기간상 거리감이 적지 않다. 홍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이같은 요구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합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는 가운데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김 전 위원장과 만나 비대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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