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동반성장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점을 받았다.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석유공사가 중소벤처기업부의 동반성장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점을 받았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탄공사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동반성장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점을 받았다. 하지만 두 곳의 부족한 노력만 탓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 속에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2일 ‘2019년 58개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추진실적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2007년부터 이어져온 이 평가의 목적은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선도를 유도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각 공공기관의 동반성장 추진 실적 및 중소기업 체감도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4개 등급(우수, 양호, 보통, 개선) 중 점수를 내린다.

2019년 평가에서 28개 공기업 중 우수 등급을 받은 것은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3곳이다. 이어 21곳이 양호 등급, 20곳이 보통 등급을 받았다.

최하점인 개선 등급을 받은 곳은 4곳이다. 석유공사와 석탄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 최하점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특히 석유공사와 석탄공사는 2017년 평가부터 2019년 평가까지 3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으면서 체면을 더욱 구겼다. 공기업 부문에서 3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은 곳은 석유공사와 석탄공사뿐이다. 2017년 평가에서 함께 최하점을 받았던 마사회는 이후 보통 등급으로 올라섰고, 2018년 함께 최하점을 받았던 한국조폐공사는 지난해 평가에서 양호 등급으로 2단계 뛰어올랐다.

이처럼 석유공사와 석탄공사가 유독 최하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동반성장과 관련된 노력 및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석탄공사 관계자는 “공기업형에 속하는 28개 기관이 상대평가로 점수를 받게 되는데, 석탄공사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여건에 있다”고 말한다. 중소 협력사에 대한 각종 지원 등을 할 만한 자금력이 부족하고, 지출을 위한 절차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평가항목 중 35% 정도는 석탄공사 상황 상 아예 불가능한 내용”이라며 “상대평가 대상인 다른 일부 공기업들이 대기업이라면 석탄공사는 영세기업인 셈으로, 애초에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 역시 “자체적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사업특성상 국내 중소기업과의 접점이 많지 않다”며 “가령 시추선 제작을 국내 중소기업에게 맡길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한편, 평가를 주관하는 중소벤처기업부도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벤처부는 “현재 상대평가 체계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공공부문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동반성장 노력을 유도 할 계획”이라며 “동반성장에 있어 공공기관의 선도적 역할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평가 대상기관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대상기관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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