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신원CK모터스 대표는 2018년 런칭행사 당시 5년 뒤 수입차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신원CK모터스
이강수 신원CK모터스 대표는 2018년 런칭행사 당시 5년 뒤 수입차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신원CK모터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8년 중국 자동차브랜드 동풍소콘을 론칭하며 당찬 포부를 밝혔던 신원종합개발의 자회사 신원CK모터스가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 및 시장의 관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최대 당면과제로 꼽혔던 ‘중국산 편견 깨기’는 더욱 요원해지게 됐다.

◇ 포부와는 너무 다른 실적… 계속되는 적자

신원CK모터스는 2018년 5월 동풍소콘을 국내에 론칭하며 중국차 전문 수입업체로서 보폭을 확대한 바 있다. 동풍소콘은 중국의 2위 자동차그룹인 동풍자동차의 수출전문 브랜드다.

당시 론칭행사에서 신원CK모터스는 다양한 경상용차 라인업은 물론 중형SUV까지 공개하며 적극적인 국내 시장 공략을 다짐했다. 특히 이강수 대표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부하며 “5년 뒤 수입차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출발은 나름 산뜻했다. 신원CK모터스는 동풍소콘 론칭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초도물량이 모두 판매됐고 추가 물량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신원CK모터스의 존재감은 급속도로 위축됐다.

그 해 말, 신원CK모터스는 뜻밖의 악재도 마주했다. 국내 경상용차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다마스·라보의 단종이 전격 연기된 것이다. 다마스·라보 단종 이후 해당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던 신원CK모터스였기에 이 같은 결정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실제 신원CK모터스는 이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운전자의 안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대체로 잠잠한 행보가 이어졌다. 당초 예고했던 신차 출시 등은 감감무소식이었고, 판매실적 현황 등에 대해선 공개를 꺼렸다. 지난해 10월 쿠페형SUV 펜곤 ix5를 출시하며 활기를 되찾는 듯 했으나, ‘초도물량 100대 완판’을 끝으로 이내 잠잠해졌다.

신원CK모터스 측은 여전히 구체적인 판매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다. 다만, 여러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은 감추지 않는다. 다마스·라보의 단종 연장 여파로 경상용차 판매실적이 답보상태에 놓인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에 대한 공략도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원CK모터스의 힘겨운 상황은 지난해 실적 지표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모기업 신원종합개발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원CK모터스에 해당하는 수입차 판매부문 매출액이 48억원에 그쳤다. 2018년 32억원에서 증가세를 보이긴 했으나 전반적인 규모가 미약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나란히 2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에도 각각 22억원, 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2년간 누적 적자가 40억원대에 이른 셈이다.

신원CK모터스는 지난해 10월 쿠페형SUV 펜곤 ix5를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기존 국산차 및 수입차 업계의 경쟁모델들과 비교해 극히 저조한 판매실적에 그치고 있다. /신원CK모터스
신원CK모터스는 지난해 10월 쿠페형SUV 펜곤 ix5를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기존 국산차 및 수입차 업계의 경쟁모델들과 비교해 극히 저조한 판매실적에 그치고 있다. /신원CK모터스

◇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높아진 ‘중국산의 벽’

이런 가운데, 올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신원CK모터스에게 또 하나의 중대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에서 처음 본격화된 탓에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중국산 편견 깨기’를 위해 고군분투하고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던 신원CK모터스에겐 악몽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물건 중 가장 비싼 축에 들기 때문에 선택 과정에서 많은 요소를 신중히 고려하게 된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성능이나 가격 못지않게 대외 이미지 및 평가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실적이 급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들의 전반적인 품질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동차의 경우 짝퉁 이미지도 강하고,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 이러한 인식을 깨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경우 적극적인 마케팅 및 홍보 활동이 필수적이며, 부족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좋지 않은 인식을 불식시켜야 하는 신원CK모터스에겐 특히 더 그렇다”면서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시장 반응에 마케팅도 점차 위축되고, 이로 인해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신원CK모터스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신원CK모터스 관계자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 맞고,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힘들어졌다”며 “다만, 다마스·라보의 단종이 결정되면 경상용차 부문에서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전기차를 비롯한 신차 출시도 꾸준히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