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의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이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태광그룹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이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뒷걸음질쳤지만 40%가 넘는 배당성향은 유지됐다. 이로 인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수십억원대의 배당 이익을 두둑하게 챙겼다.  

◇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일가, 수십억 배당 이익에 주머니 두둑 

고려저축은행은 부산에 본점을 두고 있는 상호저축은행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저축은행은 최근 몇년간 순이익이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362억원, 2017년 299억원, 2018년 267억원 순으로 매년 이익이 줄었다.

지난해도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고려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64억원으로, 전년보다 1.1%(3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배당 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2016년 30.81% 가량이던 배당 성향은 2017년 37.25%, 2018년 41.69%로 순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의 배당성향은 42.19%로 나타났다. 

이는 순이익 감소세와 무관하게 매년 일정한 규모의 배당액이 집행된 데 따른 것이다. 고려저축은행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결산 배당금으로 111억5,300여만원을 집행해왔다. 통상 기업들은 이익이 줄면 배당금 규모를 줄이지만, 고려저축은행은 달랐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은 지분 30.5%(68만304주)를 보유 중이다. 이어 이 전 회장의 조카인 이원준 씨가 지분 23.2%(51만6,508주)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태광산업(20.2%), 대한화섬(20.2%) 흥국생명(5.9%) 등이 보유 중이다. 

고배당 정책으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는 수십억원대 배당금을 챙기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이달 2019년 결산 배당금으로 34억152만원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2대 주주인 이원준 씨는 25억8,254만원 배당금을 챙겼다. 고려저축은행은 전년과 동일하게 1주당 5,00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오너일가가 한 해 동안 챙긴 배당수익만 59억8,406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최근 4년간의 총 배당수익은 239억원 가량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전 회장이 횡령 등 불법 행위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회삿돈 횡령 및 세금 포탈 혐의로 기소돼 긴 재판 끝에 지난해 6월 실형을 확정 선고받았다. 4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는 징역 3년형이, 조세포탈 혐의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2년, 벌금 6억원이 함께 확정됐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구속 기소됐다가 간암 등의 이유로 보석 결정이 내려져 7년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황제 보석’ 논란이 커지자 재판부는 2018년 12월 기존 보석 결정을 취소했다. 그는 재수감된 후, 현재까지도 형을 살고 있다. 

이 전 회장 일가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태광그룹 19개 계열사가 총수일가 회사의 김치와 와인을 고가로 사들이는 수법으로 이익을 몰아준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고려저축은행도 해당 제재 대상에 포함됐던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태광그룹 회장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계열사에선 매년 막대한 배당 이익까지 챙기고 있어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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