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부산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일부층에 들어설 시그니엘부산 호텔 조감도. / 롯데호텔
오는 6월 부산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일부층에 들어설 시그니엘부산 호텔 조감도. / 롯데호텔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여름 해수욕장의 메카 부산 해운대가 특급 호텔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호텔의 6성급 호텔 브랜드인 ‘시그니엘’ 상륙에 맞춰 신세계 조선호텔이 해운대 방어전에 나선다. 유통 공룡들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 유통 쌍두마차, 해운대서 진검승부 예고

롯데호텔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의 두 번째 지점인 시그니엘부산이 오는 6월 오픈한다. 시그니엘부산은 6성급에 걸맞게 지역 최고층 빌딩인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3∼19층에 들어선다. 특히 시그니엘부산은 7년 만에 해운대에 문을 여는 럭셔리 호텔이라는 점에서 주목도를 높인다.

시그니엘부산은 롯데호텔의 최상급 브랜드에 걸맞는 면면이 엿보인다. 총 260실 규모인 이 호텔은 전 객실에 마련된 발코니에서 해운대해수욕장을 조망할 수 있다. 인테리어는 럭셔리 호텔 디자인 전문인 HBA그룹이 맡았다. 전 객실에 시몬스 프리미엄 침대와 바티칸 교황청에서도 사용한다고 알려진 이탈리아 침구 브랜드 ‘프레떼’를 구비했다. 호텔 어메니티(편의용품)로는 프랑스 명품 ‘딥티크’를 비치했다.

이외에도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과 뉴욕의 친환경 코스메틱 브랜드 ‘샹테카이’의 스파 시설도 마련했다. 또 미슐랭가이드 3스타 셰프인 브루노 메나르가 라운지 및 디저트 숍 메뉴 개발에 참여했다. 롯데호텔은 2017년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 선보인 시그니엘서울의 뒤를 이어 시그니엘부산이 지역 랜드마크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도 여름 휴가철 준비로 분주하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오는 7~8월 오픈을 목표로 옛 노보텔부산을 5성급 호텔로 리뉴얼 중이다. 이 호텔은 시그니엘부산과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신세계조선호텔은 별도의 브랜드를 선보여 시그니엘부산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또 해운대 백사장 끝자락에 운영 중인 부산웨스틴조선호텔도 소규모 리모델링을 진행해 투 트랙 전략으로 맞선다.

◇ 꿈틀대는 소비심리… 코로나19 역특수 누리나

해운대발 럭셔리 호텔 대전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여파로 특급호텔 객실 점유율이 10%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와 신세계 등 특급호텔들은 휴업이나 임원급여 반납 등 긴축경영을 실시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여름 휴가철까지는 아직 2~3달의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사태가 종식되기엔 일러 해운대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 관광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부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서서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징검다리 연휴 기간을 앞두고 국내 항공사들은 운항 횟수를 코로나19 이전의 70∼80% 수준으로 늘렸다. 롯데 속초리조트는 예약률이 90%까지 치솟았다. 또 제주도관광협회는 이 기간 18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도를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행처럼 번졌던 해외여행길이 막히게 되면서 관광 수요가 국내에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라 밖으로 나가는 일이 어렵게 되면서 제주도, 부산 등 국내 관광지의 특수가 기대된다“며 ”이번 연휴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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