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간 소통 차단… 게임사들 기능 삭제해야
외자판호 기대했던 게임사들 좌절… “게임은 함께하는 것”

중국이 내부 게임 규제를 보다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3개월전 입수한 내용들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모이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중국 진출을 노렸던 국내 게임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중국이 내부 게임 규제를 보다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3개월전 입수한 내용들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모이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단속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중국 진출을 노렸던 국내 게임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신화망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중국 정부가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게임 규제를 이전보다 더욱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조치들은 최근 국내 게임사들의 운영방식과는 정반대 행보여서 올해 외자판호 발급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다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만리방화벽은 중국 정부가 지난 1998년 ‘황금방패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하기 시작해 2003년에 완성한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으로, 사회 안정을 이유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을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다.

27일 중국의 게임보도 매체 요우시푸타오(游戏葡萄)가 3개월 전 입수한 ‘광동게임규제통지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광동을 포함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도시에 다수의 이용자가 모이는 콘텐츠를 제재하는 내용 등을 담은 통지문을 전달했다.

해당 통지문에는 이용자들이 외자판호가 발급되지 않은 게임에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서버’와 ‘많은 국가의 이용자들과 채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게임사들은 관련 서비스들을 즉시 게임에서 삭제하도록 했다. 

게임 내에서 이용자들이 채팅, 닉네임, 공식 서버 등을 통해 좀비, 전염병, 종말 등의 단어를 사용할 경우 게임사가 이를 제재하도록 했다. 이 경우 통지문에서는 청소년들과 이용자들에게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발표한 ‘셧다운제’보다 강력한 청소년 게임 규제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밤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접속이 제한되며 연령을 8세 미만, 8~15세, 16~17세 등 3단계로 나눠 결제금액을 제한했다. 청소년들의 일일 게임시간도 제한했다. 법정공휴일에는 최대 190분 동안 접속 가능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최대 90분까지 접속 가능하다. 

이 외에도 게임사들마다 강력한 인증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실명 인증이 이뤄지지 않은 이용자의 경우 모든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대만, 홍콩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내 닌텐도 스위치 ‘모여봐요 동물의 숲’ 판매 중단도 올해 초부터 세워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중국 정부의 외자판호 발급에 희망을 품었던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는 다소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에 신작을 출시하며 글로벌 서버를 통한 국내외 이용자들간 자유로운 교류, 길드 및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을 목표로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배틀로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A3:스틸얼라이브’의 콘텐츠인 ‘점령전’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점령전은 길드 경쟁 콘텐츠로 점령에 성공하면 길드 및 길드원들에게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콘텐츠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에 오는 6월까지 초대형 트리플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달에는 ‘길드워즈’를 업데이트했다. 길드워즈에서는 길드 아지트, 지역 쟁탈전을 포함한 다양한 길드 전용 콘텐츠가 추가됐다. 

조이시티의 모바일 MMORPG ‘블레스 모바일’은 길드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들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첫 시작부터 길드 시스템을 적용하고 보스 공략, 길드 전용 던전, 분쟁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이들 게임사 외에도 수많은 게임사들이 길드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대화창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 및 보상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선출시한 게임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려던 게임사들의 경우 이러한 콘텐츠들을 모두 삭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추후 업데이트된 콘텐츠인 경우에 한해서는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길드 또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는 게임의 경우 전반적인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게임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의 출시국에서 중국을 제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부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에서 올해 외자판호 발급이 다시 불투명해졌다는 목소리도 업계선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삭제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최근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길드와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활성화해 이용자들의 이탈을 막는 등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뺀다면 게임을 하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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