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에 운용부문 손실… 1분기 순이익 급감

NH투자증권(대표이사 정영채·사진)의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NH투자증권이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1분기 순이익 급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정영채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 코로나19 악재에 승승장구 브레이크 걸리나  

정 대표는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2018년 3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덕분에 가볍게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764억원으로 전년(3,615억원)보다 3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5,754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WM)·투자은행(IB)·자산운용(Trading)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루 성장세를 보이며 회사의 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그런데 올해도 이 같은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지 미지수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11억원으로 81.9% 줄었다. 

매출액은 6조8,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3% 증가했다. 매출은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브로커리지 수익 부문이 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전 분기 대비 68.6% 오른 1,0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에도 이익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주식, 채권 등 전 부문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NH투자증권은 운용부문에서 평가손실을 봤다. 

NH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운용 부문에서 파생상품평가 및 거래 손실을 기록했고, 해외채권 운용부분에서도 손실을 냈다. NH투자증권은 운용부문에서 362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진다. 

운용 부문과 달리, 기업금융(IB)은 비교적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의 IB부문은 전 분기 대비 36.4% 증가한 996억원의 수익을 냈다. 

NH투자증권은 높은 성장세로 농협금융지주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수익이 급감하면서 모회사의 실적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가량 감소한 3,387억원에 그쳤다. NH투자증권, 농협은행 등 주요 자회사들의 부진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 대표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2분기 역시 녹록지 않는 영업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선 2분기부터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코로나 사태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아울러 2차 유행이 발생할 경우, 다시 한 번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다양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역량이 요구될 전망이다. 정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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