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건설사가 코로나19 속 1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른 모습이다./뉴시스
국내 5대 건설사가 코로나19 속 1분기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른 모습이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건설업계가 1분기 코로나19 사태 속 선방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코로나19 사태의 지속과 국내외 건설경기가 실적 유지에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5대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8,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8,399억원 대비 3% 가량 소폭 늘었다. 5대 건설사 중 현대건설과 GS건설을 제외한 삼성물산·대림산업·대우건설은 20% 안팎의 영업익 상승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항공, 정유 등 여타 산업계가 부진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호실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항공기 운항이 대폭 줄어든 대한항공에 대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1조2,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섰고, 에쓰오일은 올 1분기 1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수주산업이라는 건설업의 특성상 그간 수주했던 물량이 실적으로 인식되며 여타 산업계에 비해 타격이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은 수주산업이다 보니 프로젝트의 착공, 준공 등이 실적에 크게 반영된다”며 “건설사들이 앞서 수주했던 물량이 1분기 실적의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른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국내 건설경기의 악화가 지속되고 있고, 세계적 대유행(펜데믹)도 이어지고 있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돼서다.

우선 국내 건설경기의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59.5로 2013년 2월 54.3을 기록한 후 7년만에 60선이 붕괴됐다. 또한 이는 2008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지수인 58.2 대비 1.3p 높은 수치다.

건설업계의 주력 사업 부문인 주택 경기도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는 42.1로 2013년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코로나19 펜데믹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해외수주를 위한 현지 인력 파견 등에 제한이 있고, 현지의 발주량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김현미 장관 명의로 중동 지역을 비롯한 아시아 18개국에 한국 건설인의 입국 예회적 허가 등의 내용이 담긴 긴급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임원들의 급여 반납 등 긴축경영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방침에 따라 각각 100여명, 50여명의 임원이 급여의 20%를 무기한 반납하기로 결정했고, 한화건설 임원들도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건설 또한 그룹 기조에 따라 비상경영을 선포한 후 향후 사업에 있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침체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입국 제한 및 이동금지 등의 조치로 건설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국내외 수주가 위축되면 향후 매출에 있어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코로나19 대응 조직 구축 및 운영과 해외건설 리스크 관리 체계의 고도화,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한 탄력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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