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지난 2년간 3조원을 투자해 롯데쇼핑 등 7개 유통계열사을 아우르는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을 선보이며 이커머스 강화에 나선다. / 롯데
롯데그룹이 지난 2년간 3조원을 투자해 롯데쇼핑 등 유통계열사을 아우르는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을 선보이며 이커머스 강화에 나선다. / 롯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대세 중의 대세가 된 이머커스 시장이 들끓고 있다. 국내 유통 1위 기업 롯데가 야심작인 ‘롯데온’ 운영을 시작하며 취약점으로 지적된 온라인 부문 강화에 나선다. 거대 신흥 세력의 등장에 이커머스 전통의 강자인 쿠팡도 맞불을 놓고 있다.

◇ 신동빈의 야심 롯데온… 롯데쇼핑 동아줄 될까

롯데그룹의 야심작 ‘롯데온(ON)’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최근 롯데는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접목형 쇼핑 앱인 롯데온을 정식 론칭했다.

롯데온은 롯데그룹의 온라인쇼핑 통합 플랫폼이다. 로그인 한 번으로 그룹의 7개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슈퍼, 롭스까지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다. 롯데는 온라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온 개발에 착수했다. 투자한 금액은 3조원에 달한다.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한 롯데가 이커머스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한 건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 업체들은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 주요 유통사들 중 오프라인 업체 매출은 0.9%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업체 매출은 14.2% 증가했다.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방침을 고수해 온 롯데도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그룹의 유통사업을 아우르고 있는 롯데쇼핑은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3조원을 바라보던 연매출은 지난해 17조 6,330억원까지 하락했다. 2016년 9,045억원에 달했던 영업익도 지난해 절반 밑(4,280억)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손실 규모(△8,536억)는 1조에 근접할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 견제구 날린 롯데… 쿠팡, ‘당일배송’으로 맞불

반면 쿠팡은 공격적 투자의 결실에 점점 근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64% 늘어난 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1조1,000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손실도 7,205억원으로 축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쿠팡의 호실적은 국내 유통의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롯데는 표면적으로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쿠팡을 라이벌로 인정한 모양새다. 롯데온을 론칭하는 자리에서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는 “적자를 내면서까지 사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는데, 이는 다분히 ‘쿠팡을 향한 견제구’라는 해석을 낳았다. 신동빈 회장 역시 지난달 한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조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는 기업과 경쟁하려 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롯데는 자사의 강점인 오프라인을 적극 활용해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삼아 주문 후 두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특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커머스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인 물류비용을 절약해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대표는 “롯데온의 강점을 활용하면 경쟁사보다 비용을 적게 쓰고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도 신흥 세력의 등장에 대비태세를 갖추며 응수하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이어 ‘당일배송’을 추가 도입키로 했다. 쿠팡의 로켓프레시 당일배송은 오전 10시전까지 과일, 육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을 완료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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