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지성호(왼쪽)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갑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태 후보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지성호(왼쪽)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갑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태 후보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북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사망설 등을 제기했던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21대 국회가 개원하기도 전부터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북한 매체 등을 통해 김정은이 외견 상 심각한 이상이 없음을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에 당내에서도 이들의 경솔한 언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주영(駐英)북한공사 출신 태영호 당선인과 북한인권단체 나우(NAUH) 대표인 지성호 당선인은 최근 김정은의 신변과 관련한 폭탄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4·15 총선에서 태 당선인은 통합당 소속으로 서울 강남갑에서 당선됐고, 지 당선인은 한국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공천(12번)을 받아 당선됐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 1일 북한 내부소식통의 정보라며 “(김정은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발언해 사망설 확산에 일조했다.

그러나 2일 조선중앙방송·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김정은이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여당에선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두 당선인들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근거 없는 주장을 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구두논평을 냈다.

정부여당의 공세를 넘어 당내에서도 두 당선인을 향한 비토가 나오고 있다.

김근식 통합당 전 서울 송파병 후보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 국민적 관심사항에 대해 공인으로 입장을 낼 때는 보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고 제한적이어야 한다”며 “틀린 주장이 입증됐으면 겸허하게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연 통합당 의원도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본인들로부터 입장 표명이 조만간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과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엔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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