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낙연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주가가 급등한 남선알미늄 지분을 모두 처분해 약 1년 새 약 215억원의 자금을 거머쥔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정작 경영자로서 성실성을 나타내는 기본 척도인 이사회 출석률은 ‘낙제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과 지난 3월 말 두 차례에 걸쳐 계열사 남선알미늄 주식 488만여주를 모두 처분했다. 250만여주를 처분한 지난해 6월엔 총 105억5,000여만원을 현금화했고, 나머지 주식까지 모두 처분한 지난달 말엔 110억8,500만원의 자금을 거머쥐었다. 모두 215억원이 훌쩍 넘는 규모다.
우오현 회장의 이 같은 지분 처분은 남선알미늄이 ‘이낙연 테마주’로서 행보를 보인 시점과 맞물려 많은 주목을 받았다. 남선알미늄은 2018년 5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동생이 계열사인 삼환기업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낙연 테마주’의 대표주자로 급부상했다.
이후 남선알미늄 주가는 이낙연 전 총리의 행보에 발맞춰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고,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이번 4·15총선을 앞두고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이낙연 전 총리의 동생이 지난해 11월 삼환기업 대표에서 물러났음에도 ‘테마주 행보’는 계속됐고, 이는 ‘정치인 테마주’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이처럼 실체 없는 ‘정치인 테마주’ 현상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주식시장에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테마주 현상에 올라타 지분을 모두 처분한 우오현 회장도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우오현 회장의 지난해 남선알미늄 이사회 출석률은 낙제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률은 경영자로서의 성실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척도다.
남선알미늄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총 22차례 개최됐다. 이 중 우오현 회장이 참석한 것은 9번뿐이다.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은 모두 100% 출석률을 기록했으나, 우오현 회장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일반적으로 사외이사에게 제시되는 최소 이사회 출석률 기준은 75%다. 국민연금은 이사회 출석률이 이에 미치지 않은 사외이사에 대해 선임을 반대하는 의결권 지침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 사내이사에 대해 적용되는 기준은 없지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거센 요구 및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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