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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지성호 논란으로 20대 국회 막판까지 '자중지란'
태영호·지성호 논란으로 20대 국회 막판까지 '자중지란'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05.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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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지성호(왼쪽)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갑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태 후보와 면담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총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지성호(왼쪽)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강남구갑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태 후보와 면담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치권에 연일 북풍(北風)이 몰아치고 있다. 여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주장해온 야권 당선인과 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반면, 야당은 북한이 우리 군(軍) 초소에 총격 도발을 한 것을 두고 날 선 목소리를 내면서 20대 국회 막판까지 정치권의 자중지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포문을 연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다. 김 위원장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태영호 통합당‧지성호 한국당 당선인들이 김 국무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태 당선인은 지난 달 27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 당선인 역시 같은 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99%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 당선인 모두 탈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장에 무게감은 더해졌다. 특히 이들은 주장의 근거로 ‘내부 소식통’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의 거취에서 시작된 문제는 ‘사망설’로 확산됐다. 하지만 지난 1일 김 위원장의 행보가 공개되면서 이들이 발언은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자 민주당은 거짓 정보를 흘렸다며 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발언이 경제 위기나 금융시장 혼란 등 안보 불안은 물론 남북 관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은 이들의 ‘정보력’도 문제 삼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청와대 국정기획실장을 역임한 윤건영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런 내용들은 탈북인 네트워크로 접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들의 정보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여기다 북한이 지난 3일 우리 군 감시초소(GP)에 총격 도발 한 것을 두고 야권이 정부와 여당에 역공을 퍼부으면서 상황은 확전됐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정부와 군은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야 함에도 북한군 감싸기에 급급하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이고 군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 대표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두 당선인에 대한 정부의 요구도 요구지만, 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아무 재발 방지, 사과를 얘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운천 한국당 의원은 “휴전선 북한군의 총격 도발에 대해서 유감 표명조차 없는 청와대와 단 한 줄 논평도 내지 않는 민주당은 어느 나라 청와대이고 어느 나라 당인가”라며 정부‧여당의 대응 태세를 지적하고 나섰다.

김정은 사망설 논란이 이어지자 두 당선인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통합당계 인사들이 나서서 이들을 두둔하면서 상황은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선자들은 극히 이례적인 사태에 대해 충분히 그런 예측을 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걸 두고 문 정권이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정부를 겨냥했다. 

정치권이 때 아닌 북풍에 휩쓸리면서 20대 국회의 유종의 미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그간 민생법안 등 처리를 위해 ‘8일 본회의’를 요구해 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에도 “20대 국회가 마무리 짓지 못한 민생법안들이 아직 너무 많다”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개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통합당에 요구했다. 

하지만 통합당이 차기 지도부로 공을 넘긴 것에 더해 이번 북한 사태를 둘러싸고 대립각이 심해지면서 남은 시간동안 합의점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여당을 중심으로 두 당선인에 대한 외교‧안보 상임위 배제까지 언급되면서 차기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가 힘겨루기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두 당선인이 국방‧정보‧외통위에 진출하는 것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날 원내대표에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통합당 의원은 “(상임위 배제와 관련해) 들은 바가 없다”며 “원칙적으로 의원들 상임위 활동을 타당이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두 분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국민의 동의를 받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며 “국회의원이 된 두 분은 어떤 상임위도 선택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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